경기에는 사이클이 있다.

호황뒤에는 불황이 오게 마련이다.

이런 부침(浮沈)을 여러번 겪은 미국 60∼70대 원로 경영자들은 ''불황극복의 지혜''를 갖고 있다.

미국 5대 경영잡지인 ''패스트컴퍼니''는 최신호에서 원로 경영인들의 ''경기둔화기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7인의 톱 경영전문가들이 조언한 내용을 정리한다.

◇월터 리스턴(전 시티그룹 회장.전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장)=수익성 및 현금중심의 경영을 하라.경기둔화기에는 현금이 왕이다.

기본으로 돌아가라.재고관리 매출채권 지불어음 현금흐름….''신경제 시대''라며 진부한 것으로 치부했던 이런 기초재무 항목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현금창출에 초점을 맞춰라.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

◇리 아이아코카(전 크라이슬러 회장)=고객밀착 경영을 펴라.주주나 직원들에 대해서는 걱정을 접어도 된다.

고객만 제대로 붙잡으면 나머지는 자연히 해결되게 마련이다.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어떻게 변하는지 완벽히 파악해야 한다.

크라이슬러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을 때 최대 소비군인 베이비붐 세대의 생활패턴을 지켜보는 게 나의 최대 관심사였다.

1980년대 중반,이들은 본격적인 가정을 꾸렸다.

불어난 가족,여가활용에 대한 관심이 이들의 특성이 됐다.

그래서 만든 게 미니밴이었다.

이것이 크리이슬러 회생의 일등공신이었다.

◇쉴라 웰링턴(전 예일대 부총장.현 캐털리스트 사장)=완전히 새로운 발상을 하라.1980년대초 한 주립 정신병원을 운영할 때의 일이다.

경제파탄 상태의 당시 주 정부는 재정을 동결했다.

환자들은 넘쳐났지만 예산부족으로 병원 직원과 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역발상을 시작했다.

우선 인근의 가정 요양원들과 계약해 부족한 병상을 채웠다.

낮시간대에만 운영하는 치료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밤새도록 병상을 돌볼 직원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호시절보다 오히려 서비스 질이 높아졌다.

◇윌리엄 밀러(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전 SRI인터내셔널 사장)=경쟁력 있는 부문에 자원을 집중배분하라.대개 경영자들은 정반대로 한다.

허약한 부문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원을 분산시킨다.

이는 공멸의 길이다.

1980년대 SRI인터내셔널 사장 시절,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폐쇄해 버렸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경영자들은 절대 패닉 상태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 순간 뇌작동은 멈춘다.

탈출구 모색이 더 어려워진다.

◇로버트 크랜달(전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사장)=경쟁자 격퇴를 목표로 삼아라.경기둔화기에는 강한 자는 더 강해지고 약한 자는 더 약해진다.

흔히들 ''위기는 기회다''고 말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최강자''의 얘기일 뿐이다.

경영자들이 ''경쟁자 격퇴''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 둔화기에 매출과 수익 감소는 당연한 일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경쟁자보다 더 잘하고 있는가"다.

성공이란 항상 상대적이다.

◇존 막스 템플턴(존 템플턴 재단 회장.템플턴 성장펀드 창업자)=성급히 주식투자를 재개하지 말라.1929년 주가 대붕괴 때를 보자.몇달후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투자자들은 약세장은 끝났다며 주식매입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3년후 주가는 다시 하강기로 접어들었다.

1929년 주가 최고치때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그 이후 17년간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

◇프랭크 그린(뉴비스타 캐피털 창업자)=경험없는 창업을 자제하라.요즘 젊은이들은 당장 창업하지 않으면 큰 기회를 놓치는 줄 착각한다.

그러나 창업에는 경험이 중요하다.

경영 손익 조직에 대한 개념도 없이 프로젝트 몇건 해 봤다고 성급히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간 실패가 뻔하다.

거꾸로 불황 속에서도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란 사실만 투자자들에게만 증명해 보인다면 자금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