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에 2~3개월에 한번씩 난장이 서는 곳이 있다.

특수산물 생산시기에 열리는 부정기 장(場)을 일컫는 난장이 열리는 곳은 메일솔루션업체 나라비전.

이 회사에서 난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난장토론"이라는 이색회의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결속을 다지는게 목적이지만 다른 회사의 회의와는 진행방식이 독특하다.

장터처럼 왁자지껄한데다 제각각 잡지나 신문을 보기도 하고 게임에 몰두하기도 한다.

심지어 한켠에선 잠을 자기도 한다.

보통사람들로선 도저히 회의장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지경.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아이디어를 개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장터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는게 한이식 사장의 설명이다.

회의에선 욕설까지도 허용된다.

회사나 동료에 대해 평소 묻어두었던 얘기를 훌훌 털어내고 새롭게 출발하자는게 취지다.

난장토론은 몇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 사장은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

다만 약속된 시간에 합류해 토론안건에 대해 답변할 기회만 갖는다.

둘째 일단 회의실에 들어가면 끝마칠때까지 누구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셋째 상대방을 부를때 회사직함을 쓸 수 없다.

넷째 외부와의 통신은 절대 금지다.

지난해 11월 첫 난장을 튼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두드러지는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사한 웹디자이너 임승근(25)씨는 "더이상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에서 평소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토로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며 "스스럼없는 분위기가 주인의식을 더 강하게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