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 최우선 가치로 평가되는 벤처업계도 인맥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물론 파벌을 조장하는 부정적인 의미의 인맥은 아니다.

홀로서기보다는 서로를 의지해야 하는 벤처 특성상 인맥은 상부상조의 수단으로 긍정적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벤처업계에는 같은 대학 출신이나 같은 기업 출신들의 모임이 활발하다.

벤처업계의 최고 인맥은 어디일까.

기업 출신 모임으로는 단연 삼성SDS에서 잔뼈가 굵은 벤처인들 모임인 "SDS4U.COM"이 최고로 꼽힌다.

지난해 5월6일 오후7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넥스존 강성진 사장,네이버컴 이해진 사장,한게임 김범수 사장,파텍21 김재하 사장,셀피아 윤용 사장 등 벤처업계에서 내로라하는 CEO(최고경영자)들이 모였다.

이날 회동은 삼성SDS 출신 IT(정보기술)벤처인 모임을 결성하기 위한 자리였다.

모임을 주도한 사람은 넥스존의 강성진 사장.그는 삼성SDS 소프트웨어 사업부장을 지내면서 벤처업계로 나간 선배 동료들의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벤처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서로를 키워가는 공동체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강 사장은 당시 ASP(응용소프트웨어임대)업체인 넥스존을 창업하면서 벤처업계의 "동지"를 규합하는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렇게 해서 "SDS4U.COM"은 벤처업계의 거대 인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이 모임에는 삼성SDS 출신 70여명의 벤처 CEO들이 참여해 활동중이다.

단일 대기업 출신 벤처모임으로는 최대 규모이다.

삼성SDS가 벤처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원 대부분은 잘나가는 벤처기업가들이다.

창립 모임에 참가한 멤버외에 엔써커뮤니티의 최준환 사장,시스게이트 홍성완 사장,뉴소프트기술 김정훈 사장,게임엔터프라이즈닷컴 이도용 사장,엔젤소프트 김영기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벤처기업가로 활약하는 이들중에는 인포구루의 조남주 사장,디자인스톰의 손정숙 사장 등이 삼성SDS 출신이다.

이들은 매달 둘째주 수요일마다 창립 회동 장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모여 조찬회를 갖는다.

각 분야 명사나 전문가들을 초청,실질적인 자문을 구하는 자리로 활용한다.

최근 들어서는 공식적인 모임 외에 한달에 한번씩 골프 미팅도 갖고 있다.

모임에 드는 비용은 모두 연간 1백만원의 적지않은 회비를 갹출해 충당한다.

"SDS4U.COM"에는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CEO들이 모인 만큼 끼리끼리의 비즈니스도 활발히 이뤄진다.

넥스존 강성진 사장은 최근 EIP(기업정보포털)를 추진하면서 "SDS4U.COM" 멤버인 파텍21의 김재하 사장,현찰닷컴의 이상배 사장,온더아이티의 이근식 사장 등과 힘을 모았다.

지난 1월에는 "SDS4U.COM" 소속 45명의 기업가들이 공동출자 형식으로 "종합솔루션 e비즈마케팅" 전담법인을 설립키로 합의했다.

"SDS4U.COM"의 간사를 맡고 있는 삼성SDS의 이원섭 홍보마케팅그룹 차장은 "벤처기업 규모로 혼자 추진하기엔 무리인 사업도 각자가 보유한 마케팅 및 기술을 공유하면 쉽게 풀리기 마련"이라며 "벤처 CEO들의 모범적 정보교류및 비즈니스 협력 채널인 SDS4U.COM은 국내 IT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