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을 가진 ''부자 노인''들이 늘어나자 이들을 겨냥해 주거 의료 여가시설 등을 골고루 갖춘 고급 실버타운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최근 서울 수도권에서 선보이는 실버타운은 분양가나 임대보증금이 2억∼7억원선에 이를 정도로 철저히 부유층 노인을 겨냥하고 있다.

청소 세탁 식사 등 기본적인 서비스는 물론이고 운동과 취미활동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하고 있어 노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특히 입주노인들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는 전문의료진과 취미 오락 등 여가생활을 돕는 상근 사회복지사들이 24시간 노인들을 보살펴 준다.

내부시설도 요즘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수준으로 고급이다.

이른바 ''양로원식 실버타운''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이처럼 시설이 고급화 전문화됨에 따라 병약한 노인들은 물론 현직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60∼70대 노인들도 다수 입주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서 최근 문을 연 ''노블카운티''의 최경택 과장은 "교수 의사 중소기업체 사장 등 전문직에 종사했던 노인들이 많이 입주했다"며 "은퇴한 노인들 뿐만 아니라 서울에 직장을 둔 현업 종사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운영하는 실버타운 ''노블카운티''는 30∼72평형 규모로 임대보증금이 2억4천만∼7억8천만원에 달한다.

평균 임대 분양가가 5억3천만원인 46평형은 이미 동이 날 정도로 인기다.

전문의 2명을 포함한 의료진만도 15명에 이른다.

스포츠센터에는 관절치료를 위한 수중보행운동시설, 실내골프연습장 등을 갖췄다.

서울에서는 송도병원이 대주주인 서울시니어스타워(주)가 강서구 등촌동에서 24∼53평형 1백42가구의 ''강서 시니어타워''를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분양과 임대방식중 선택할 수 있으며 분양가는 1억9천만∼3억7천만원선이다.

임대방식으로 입주할 경우 보증금액은 분양가와 같은 수준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의 이승희 팀장은 "실버타운 입주자예정자들 가운데는 자녀들과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는 부자 노인들이 대부분"이라며 "하루에도 2∼3건씩 꾸준히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재력이 있는 노인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수요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자연경관이 빼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실버타운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최고급 시설을 갖춘 서울 수도권 실버타운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기존의 양로원이나 요양원과는 차별화된다는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