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는 PR 업계가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국적 PR회사인 브로더의 존 브로더 회장은 최근 국내진출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브로더의 매출은 10년전 4백만달러에서 지난해 9천4백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30% 이상 급성장했지만 올해는 세계시장이 기술분야에 대한 과잉투자로 후유증을 앓고 있어 이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시장을 점검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휴식기간이 필요합니다"

브로더 회장은 지금과 같은 침체 시기의 PR 전략에 대해 "미디어와 애널리스트 등 외부를 대상으로 한 PR뿐 아니라 경영자와 직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도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방향을 설명해 전직원이 목표를 공유하게 해야만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한국 PR업체들이 마케팅 전략과 미디어 대응을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업체의 숫자가 급속히 늘어난 결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

1986년 설립된 브로더는 32개국에 50개 자회사(브로더가 대주주이며 브로더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본사는 미국 보스턴.

지난달에는 국내 PR회사인 인컴기획 지분을 절반 가량 인수하고 국내에 진출했다.

그러나 브로더 회장은 경영에는 일절 간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각 나라마다의 독특한 문화에 따라 PR 전략이 다르고 PR 업체의 핵심경쟁력은 어차피 사람이기 때문에 현지 경영철학을 최대한 존중할 방침입니다"

"보스턴에 앉아서 이래라 저래라 하면 국내사업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