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의 세계 정상탈환이 임박했다.

1931년 제너럴모터스(GM)에 자동차 업계 정상자리(매출액 기준)를 빼앗긴 포드는 올 1·4분기에 4백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GM을 불과 3억달러 차이로 따라 붙었다.

1978년 48%에 달했던 GM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28%대로 급락했지만 포드는 23%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는 "3억달러는 반나절 판매액에 불과하다"며 "포드의 정상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3일 보도했다.

지난 70년간 GM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만년 2위에 머물렀던 포드가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둔 것은 무엇보다 시장동향 파악과 신제품 개발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포드와 GM은 거의 같은 시기에 승용차형 SUV(스포츠형 다목적용 차량)를 출시했다.

결과는 GM의 참패였다.

지난 4월 포드의 이스케이프가 1만4천25대나 팔린데 비해 GM의 폰티악 아즈텍 판매는 2천3백94대에 그쳤다.

아즈텍은 잘못된 차량의 표본으로 디트로이트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형편이 됐다.

1990년대 픽업형 SUV붐이 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1996년 포드의 엑스피디션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GM은 1935년부터 생산한 쉬보레만을 고집했다.

GM의 ''한발씩 늦은 시장대응''이 포드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특히 GM이 구형차 부문을 폐쇄하고 있는데 비해 지난해 포드는 연간 매출이 60억달러에 달하는 랜드로버를 인수,정상 탈환에 속력을 내고 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관료적인 기업 문화도 GM의 쇠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1980년대 초반 파산 일보 직전까지 몰린 경험이 있는 포드가 철저한 책임경영을 추구하는데 비해 GM은 사업에 실패해도 경영진이 물러나는 일이 없다고 지적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