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흐름에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돼온 흐름에서 추세전환점을 맞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경제신문은 독자 개발한 경기진단지표를 활용, 최근 발표된 경기지표를 근거로 각국의 경기상황이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를 매월 첫째주 알아본다.

이는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화 모습을 점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와 각국의 경제성장에서 정보기술(I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계경기 순환주기는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IT 업종 특성상 상품주기가 짧은 것이 주된 요인이다.

과거 전통적인 제조업이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할 때는 경기 하강국면의 평균기간은 약 14개월 정도였다.

반면 IT 업종이 주도하는 최근에는 이 기간이 11개월 정도로 짧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세계경기는 현재 저점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미국은 회복, 일본은 침체지속, 유럽은 둔화조짐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경제는 갈수록 회복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27일 발표된 1.4분기 미국경제 성장률이 2%로 당초 예상수준을 두 배 가까이 웃돈 데다 성장의 질적인 측면도 국민총생산(GDP) 기여도의 약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주도하고 있어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기준성장률 2%대)도 4월의 40%에서 5월에는 51%로 높아졌다.

반면 일본경제는 침체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국민들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지 않는 것이 경기침체의 주된 요인이다.

일본경기가 살아날 가능성(기준성장률 0%대)은 4월과 마찬가지로 20%선에 머물고 있다.

유럽경제는 여전히 견실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들어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부담이 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유럽경기가 추가 상승을 지속할 가능성(기준성장률 3%대)은 4월의 75%에서 이달에는 68%로 떨어졌다.

◇ 각국의 주요 경제 및 금융 현안 =앞으로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악화된 미국 국민들의 자산부채상황(cash-flow)을 개선시킬 수 있는 조치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15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회의의 추가 금리인하조치 여부보다는 세금감면책이 언제 실시되느냐가 뉴욕 증시의 최대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

세금감면책이 실시되면 그만큼 미국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곧바로 민간소비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새롭게 들어선 고이즈미 내각이 얼마나 강도있는 개혁정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경기회복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경제의 앞날에 대한 확신이 서야 민간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고이즈미 내각이 들어선 이후 일본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개혁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유럽은 금리인하를 언제 단행할 것인지가 당분간 최대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로랜드의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금리인하 요구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이밖에 개도국들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국제금융위기 3년주기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대 현안이다.

개도국의 금융불안 해소 여부가 자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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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한경 경기진단지수''는 각 나라의 장단기 금리스프레드, 각종 실사지수, 산업생산지수, 소비지수 등을 경기선행.동행.후행지표로 분류해 각각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다.

이 지수의 장점은 경기지표가 서로 엇갈리게 나올 경우 한 나라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 등 주요 전망기관들이 비슷한 지수를 만들어 활용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