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세대 벤처연구회는 매달 세째주 수요일에 모인다.

장소는 삼성경제연구소 회의실.

오후 7시에 만나 도시락을 까 먹고 토론을 벌이다 보면 보통 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얼핏보면 이 연구회는 학구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모임의 이름과 장소는 그렇지만 비즈니스 모임 성격이 짙다.

우선 출범 배경이 그렇다.

이 모임에는 "회장님"이 없다.

모임의 발기인이면서 총무를 맡고 있는 이앤티의 임태훈 사장은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애로나 필요한 것들이 다들 비슷하다"며 "네트워크를 통해 이같은 고민을 덜자는 차원에서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벤처기업인뿐 아니라 벤처기업을 돕는 투자기관이나 컨설팅업체의 관계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작년 1월 임 사장을 비롯해 채팅 솔루션업체인 임팩트온라인의 민병국 사장, 웹에이전시 업체인 아이플래그의 조국현 사장, 제일기획의 김종현 e비즈팀장, 삼성경제연구소의 윤순봉 상무 등 12명이 첫 만남을 가졌다.

지금은 게임업체인 엔타드의 김현수 사장,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의 문병로 교수, 한국기술투자의 윤건수 심사역, CRM(고객관계관리)업체인 비티엘글로벌의 허인호 사장 등이 합류하면서 20여명이 꾸준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대부분 20대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와 벤처관련 업체의 실무자들로 이뤄져있다.

모임은 최근의 벤처동향과 관련한 주제를 뽑아 외부 전문가나 회원들이 돌아가며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이 장소와 도시락을 무상제공해 주고 있다.

물론 이 모임이 토론의 장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비즈니스의 접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앤티의 고객사인 모보험사가 최근 필포스트와 가계약을 맺은 것도 한 사례다.

필포스트는 온라인 주문을 받아 실제 엽서와 편지를 보내는 업체로 이 모임 덕분에 신규고객을 확보하게 된 것.

포스터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마이포스터의 김중근 사장은 요리전문 포탈업체인 헬로우쿡의 김성만 사장과 공동마케팅을 벌이기로 했다.

네트워크가 또 다른 마케팅 채널임을 보여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