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잇따라 3개월 만기 정기예금과 1년 이상 정기예금의 금리차이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가입자들은 주로 3개월짜리 단기상품에만 몰려 시중 자금의 단기부동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이달초부터 만기 3개월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차이를 없애 똑같이 연 5.9%를 적용하고 있다.

이 은행은 작년말까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7.1%로 3개월 만기(6.4%)에 비해 0.7%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올들어 정기예금의 장.단기 금리 차등폭을 차츰 줄이다가 최근 아예 없애버렸다.

또 신한.서울.기업은행도 현재 3개월 정기예금과 1년 정기예금간 금리 차이를 0.2%포인트로 줄였다.

한미.한빛.외환은행도 0.3∼0.4%포인트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 은행은 올초까지만 해도 대부분 3개월 정기예금에 비해 1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약 1%포인트 정도 높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성 예금이 들어오더라도 안정적으로 굴릴 곳이 없다"며 "정책적으로 장기보다는 단기자금을 많이 끌어 들이기 위해 정기예금의 장.단기 금리차를 없앴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고객들도 단기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로 인해 시중자금의 부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들어 20일까지 은행 예금으로 들어온 7조7천억원 이상의 자금중 80% 정도가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성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