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원화 환율이 기조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율변동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기업,특히 중소기업들의 외화운용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의 환율움직임에 중소기업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것은 것은 크게 두가지 점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원화 환율이 전적으로 엔화 환율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올들어 원화 환율과 엔화 환율과의 상관계수가 최대 0.97에 이르고 있다.

사실상 우리 경제여건만을 고려한 원화 환율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 1·4분기 환율변동성(하루 변동폭)은 9.3원으로 지난해의 5.3원보다 훨씬 커졌다.

최근 들어 투기세력에 의한 원화 환율 결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환율변동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국내기업들의 외화운용과 환율변동에 따른 대응능력이 초보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외화운용에 있어 달러화 보유비중이 여전히 90%에 달하고 있는 데다 한국무역협회 조사에서 환율변동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국내기업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갈수록 외화운용이 어렵고 환율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에서 중소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시점에서 중소기업들이 환율변동에 따른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가 외화운용과 환율변동 위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최근처럼 환율,금리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은 얼마나 위험을 잘 관리할 수 있느냐의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외화운용에 있어 기본은 보유통화를 다변화하는 일이다.

특히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유로화 위안화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기존 달러화 일변도의 외화보유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

갈수록 증대되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환율 예측이 전제돼야 한다.

이제부터 중소기업 차원에서도 환율전문가를 포함한 재무전략가를 고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되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율전문가와 환율전문 컨설팅 업체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수출보험공사에서 제공하는 환율변동 보험제를 들 수 있다.

특히 이 제도는 정책당국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재원을 확충해 주고 있고 제도운용에 있어 부작용이 없는 만큼 중소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은 외화거래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정책당국은 금융기관에 대한 건전성 판단기준의 하나로 중소기업들의 환위험을 얼마나 잘 관리해 주었는가를 감안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주거래은행을 설정·외화운용을 집중시켜야 이 제도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일 업종에 속하거나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중소기업간에 외화운용을 공동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개별 중소기업 차원에서 외화를 집중관리하기가 어렵다면 중소기업 진흥공단 등이 대신해 주는 방안도 바람직해 보인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