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홍콩 2001 국제 가정용품 및 선물용품 박람회''는 박람회 자체가 하나의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박람회를 주최한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가정용품박람회에 2만6천명,선물용품박람회에 4만6천명 등 7만2천명의 바이어가 다녀갔다고 발표했다.

이들중 홍콩 이외 지역 바이어가 전체의 58%였다고 덧붙였다.

전시업체는 가정용품 박람회 1천8백62개,선물용품 박람회 2천8백42개 등 모두 4천7백4개였다.

홍콩 이외 지역 업체는 1천7백42개(37%)였다.

제프리 램 홍콩 박람회 의장은 "올해부터 박람회를 가정용품과 선물용품 등 두 개로 나눠 개최하면서 바이어가 지난해보다 32% 증가했고 전시업체도 42%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홍콩관광협의회는 이 기간중 5억1천2백만 홍콩달러(원화 8백70여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렸다고 추정했다.

홍콩 이외 업체들이 전시비용으로 낸 1백여억원을 더하면 홍콩이 박람회를 통해 올린 수입은 1천억원에 육박한다.

홍콩박람회에 참가한 한 한국업체 사장은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 전시회가 16개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콩의 전시산업이 한국의 자동차업체보다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에서 박람회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에는 홍콩무역발전국의 철저한 분석과 정부 및 각 관련기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홍콩무역발전국은 10만개의 홍콩업체,20만개의 중국 본토업체,31만개의 해외업체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해외에 47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무역발전국은 또 해외 바이어를 유치하기 위해 중국 및 대만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박람회를 전후해 대만의 문구박람회(4월20∼23일),중국 광저우 문구 및 사무용품박람회(4월21∼25일)를 열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박람회 기간중에는 경찰 호텔 비행장 등과 연계해 외국업체 및 바이어의 편의를 도모했다.

한편 이번 홍콩박람회에서 한국업체들은 미국 일본 유럽업체의 고급품과 중국 및 동남아업체의 저가공세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김인규 무역협회 인천지부장은 "가정용품박람회에 참가한 7개 인천업체들의 경우 9백만달러(미화기준) 이상의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온병을 만드는 J사는 현장에서 1백50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도자기전문업체인 노빌코리아도 일본 및 유럽 바이어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무역협회는 선물용품박람회에서 진성인더스트리 대흥패키징 우우등 한국업체들이 1천9백62만달러어치의 수출상담을 벌였으며 6백50만달러어치가 현장에서 계약됐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에 가정용품박람회에 33개 업체,선물용품박람회에 83개 업체가 참가했다.

홍콩=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