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하반기쯤 좋아질까.

국제통화기금(IMF)과 유엔은 현재의 세계 경제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하반기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회복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세계 곳곳의 ''경제 지뢰''들을 제거할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인플레를 우려해 금리인하를 거부하고 있는 유럽,여전히 불안한 미국 경제,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 경제,경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등 일부 신흥시장국가들….

연쇄폭발을 몰고올 세계 경제의 지뢰들이다.

◇세계 경제의 지뢰들=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불안을 이유로 국제사회의 금리인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도입 11개국)의 경기 둔화 속도는 최근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 경기신뢰지수는 102.2를 기록,3개월 연속 떨어졌다.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바닥론이 거론되기도 했던 미국 경제는 아직은 방향을 잡기가 불확실한 상태다.

24일 발표된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다시 하락,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4월 신뢰지수는 실업 우려와 기업경영환경 악화로 전달의 116.9에서 109.2로 떨어졌다.

일본 경제는 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2.1% 줄었고 일본 정부는 경기전망을 하향수정했다.

경제위기설에 휩싸인 신흥국가들도 세계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천2백80억달러의 외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국가부도설에 휘말려 있다.

유럽의 터키는 재정적자와 정치불안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가 정치불안 때문에 IMF와 약속한 경제개혁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제회복을 위한 조치들=우선 ECB가 금리를 빨리 내려야 한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24일 ECB가 세계적인 금리인하대열에 동참,유럽 경기 회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금리를 더 내리고 감세정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상반기 중에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감세정책을 최대한 빨리 실시해야 하반기 경기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금융권의 부실채권 일소 등 경제개혁을 보다 강력히 추진해야 10년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지적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인도네시아는 재정적자 축소,부실은행 정리 등 IMF와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들을 수행해야 한다.

이같은 세계 경제 안정 방안들이 26일부터 4일간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IMF 춘계회의에서 논의된다.

이 회의에는 1백83개 IMF 회원국들의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한다.

특히 28일 하루 열리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담에서 어떤 경제위기극복 대책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