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기업은 물론 전통 제조기업에서도 인터넷 e비즈니스가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비즈니스는 말 그대로 기존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확장한 것.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경영활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e비즈니스는 각 사무실마다 컴퓨터 몇대를 가져다 놓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e비즈니스는 결국 기업전산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진부한 느낌이 들만큼 우리 귀에 익숙해진 ERP(전사적자원관리)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RP란=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의 약자로 "전사적 자원관리"로 불린다.

컴퓨터를 통해 기업의 전반적인 업무를 전산처리하는 소프트웨어로 재무 재고관리 영업 회계 등 기업의 일상 업무 흐름을 프로그램화 해준다.

비용절감 업무효율성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무형태를 프로그램에 맞춰 혁신하는 BPR(업무프로세스 혁신)과정을 거쳐야 한다.

90년대 초부터 미국 유럽 등의 기업들이 경영합리화 수단으로 채택
하면서 시작됐다.

<>ERP도입을 통한 이점=ERP는 "표준화"와 "통합"으로 요약된다.

ERP가 구축되면 하나의 자료원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다른 연관된 모든 프로세스에서 공유하고 연결된다.

다시말해 한 부서가 관련업무를 통해 얻은 정보를 다른 부서가 중복작업없이 활용하며 회사내 모든 부서가 동일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 효율화외에도 ERP도입자체는 기업문화의 혁신을 가져온다.

ERP도입시 이뤄지는 BPR를 통해 기업의 조직상태를 점검하고 이에따른 경영컨설팅을 통해 기업조직이 체계화된다.

따라서 ERP도입은 단순히 기업에 IT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것외에도 직원들의 업무태도와 작업과정등 기업문화를 혁신시키는 장점도 있다.

<>ERP와 e비즈니스=ERP없는 e비즈니스의 구현은 "넓은 고속도로와 시내 2차선 도로"에 비유된다.

예를 들어 지방도시가 지역발전을 위해 외곽지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한다고 치자.

이때 제한된 예산때문에 도시 내부가 기존의 비좁은 2차선도로로 방치된다면 결국 도시는 외부에서 밀려오는 차량들로 정체를 빚게된다.

기업도 마찬가지.

e비즈니스를 통해 획기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하더라도 기업내부에서 효율적인 일처리를 못한다면 혼잡한 지방도시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속도로"건설을 서둘러야한다.

최근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지식경영시스템(KMS)등도 최적의 ERP시스템이 토대가 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 ERP시장현황=그동안 한국오라클 SAP코리아 한국후지쯔 등 외국 ERP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한국 시장을 잠식해왔다.

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한국 ERP업체들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이제 한국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한국 ERP업체들의 매출은 최대 4백%까지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측은 이같은 결과가 ERP 도입에 대한 관심이 대기업에서 중견.중소기업으로 확장됐다는 점과 ERP의 수요처가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금융 유통 광고대행사 SI회사 등으로 다각화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또한 e비즈니스 환경으로 사업을 전환하려는 중소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 ERP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1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은 한국 ERP시장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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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 ERP도입 5계명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아무리 비싼옷도 몸에 맞지않으면 멋이없다.

도입업체는 스스로를 진단해 사내업무흐름을 파악하고 자사에 맞는 ERP프로그램을 선택해야한다.

<>e비즈니스 장기프레임을 세워라=ERP도입시 전자상거래를 대비하라.

지금 당장 회계 및 인사모듈만 도입해도 향후 고급형 ERP로 확장가능한지 확인하라.

<>동종업종 구축경험 확인해야=공급업체 선정시 자기회사와 비슷한 업종의 회사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건 필수다.

<>컨설팅 및 사후서비스 확인은 필수=공급업체 대부분이 서울에 있고 ERP도입을 원하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지방에 있다.

이점을 고려,지방 구축까지 지원할 수 있는 업체인지 확인하라.

<>CEO가 모범을 보여라=ERP성공 여부는 CEO마인드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ERP는 현업종사자들의 업무관행 변화를 수행하기 때문에 실무진에서 마찰이 심한 경우가 많다.

CEO가 이를 감내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갖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