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스포츠 마케팅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전자 소속 이봉주 선수가 지난 17일(한국시간)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박세리 선수가 23일 미국 LPGA투어 롱스드럭스챌린지에서 우승,막대한 광고효과를 보고 있는 것.

박 선수의 경우 98년 이후 US오픈 등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LPGA 투어 10승째를 기록했다.

LPGA 1회 우승시 광고효과가 1억5천만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으로서는 지금까지 15억 달러의 광고비를 집행한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 삼성이 박 선수에게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연봉 1억원과 훈련비 1억원 등 광고모델비를 제외한 순수 경비는 2억원에 ''불과''해 천문학적인 투자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봉주 선수도 코오롱에서 삼성전자로 소속을 바꾼 지 1년도 채 안돼 대박을 안겨줬다.

보스턴 마라톤대회의 경우 NBC,CBS 등 미국 방송 3사는 물론 일본 등 2백6개국에서 2시간30분 동안 생중계를 실시,전 세계에서 2억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방송 분야에서만 5천만달러가 넘는 광고효과를 거뒀으며 전세계 주요 일간지와 스포츠지 등 신문과 잡지까지 합칠 경우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아시안 PGA투어에서 7승을 올린 강욱순 선수와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16강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던 이형택 선수도 삼성 브랜드를 알리는 스포츠 마케팅의 첨병이다.

삼성의 스포츠 마케팅은 이제 단순히 브랜드를 선전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실제 매출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 스포츠단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김태호 상무는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 시드니 올림픽 이후 저가 전자제품을 만드는 업체에서 디지털시대의 리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휴대폰 수출은 전년 대비 54%나 증가했다.

삼성의 이같은 성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저인망식 투자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세리 선수와는 지난 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장기계약을 체결했으며,제일모직은 현재 꿈나무 골프교실을 운영 중이다.

육상단은 이봉주 등 마라톤 선수 외에 소외종목인 경보까지 포함,육상선수 단체 중 가장 많은 23명의 선수와 코치단이 삼성전자 직원 신분으로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고 있다.

삼성은 농구와 야구 축구 등 인기종목을 포함,육상과 레슬링 배드민턴 사격 태권도 등 전 종목에 걸쳐 17개 스포츠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