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박세리 선수가 무명시절 ''주식회사 박세리''라는 회사를 세워 주식을 발행한 뒤 지금 자신이 받는 상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면.

주주들로선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일 것이다.

미국 PGA에서 활약하는 한 골프선수가 이같은 주식발행을 시도하고 있어 골프계는 물론 월스트리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돈 벨(36)이라는 프로골퍼.

노르웨이 PGA투어에서 두번 우승한 경력이 있지만 아직 미국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무명선수다.

PGA에서 성공하려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처음 몇년간은 적지않은 돈이 드는 게 사실이다.

코치 비용은 물론 매주 미국 전역을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대회에 참가하는 비용만도 만만치 않다.

기업체의 후원을 받으면 쉽게 해결되나 그정도 수준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이 선수는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종업원이 자기 한명 뿐인 ''벨골프''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사업취지문과 그동안의 성적 등을 올려놓은 웹사이트(www.donbellgolf.com)를 통해 주주가 되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해놓고 있다.

회사측은 현재 50만주를 목표로 주당 1달러씩 일반인들에 팔고 있다.

1인당 최소 투자금액은 5백달러.

목표액의 절반인 25만달러는 무난히 들어올 것으로 전망한다.

주금납입이 끝나면 벨에게 연간 7만2천달러의 연봉을 지급하고 대신 그가 이길 때 받는 상금을 나중에 이익금으로 주주들에게 배당할 계획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간단히 말해 경마권을 사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