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선에 드리운 짙은 먹구름이 걷힐 줄 모르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엔 업종과 급여 근무지를 따지지 말고 일자리를 잡고 보라는 "3무(三無)"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기란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22일 내놓은 "신규인력 채용조사" 결과는 구직자들의 가슴을 더욱 옥죄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정도(50.5%)가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밝힌 기업도 적지만 신규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도 채용인원을 평균 18.7% 늘리는데 그칠 전망이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24.1%)보다 전문대를 포함한 대졸 이상(13.0%)의 예상증가율이 낮아 고학력자들의 취업난이 보다 가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통계청에서 집계한 전국의 실업자수는 지난 3월에 1백3만5천명으로 1백만명을 넘어섰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보면 약 10가구에 한명꼴로 실업자가 있다는 얘기다.

채용인원은 줄어들고 구직자들의 행렬은 이어져 취업박람회장마다 발디딜 틈 없이 북적대는 실정이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버티다 못해 대학원으로 진학하거나 아예 ''취업이민''을 떠나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취업전선이 갈수록 빡빡해지고 있는 것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악화된 결과라고 경총은 분석했다.

최근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 일본 등 국제 경제상황이 나빠져 기업들이 신규 투자계획을 줄이거나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작년말부터 이어진 구조조정이 실업에 끼치는 효과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이우성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기업들이 채용방식을 정기채용에서 상시채용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여서 취업희망자들은 대규모 취업기회를 잡기도 어려워졌다.

연 1∼2회로 나눠 정기채용하려는 기업은 전체의 11.2%로 줄어든 반면 상시채용하겠다는 업체는 43.1%에 달하고 있다.

특히 신규사업 진출이 잦아지면서 기업들이 상시채용을 선호함에 따라 인력 충원에 있어서도 인터넷이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경로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인터넷을 통한 채용''이 24.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주요 대기업들은 홈페이지에 ''채용'' 코너를 두고 채용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인터넷으로 입사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www.samsung.co.kr) 현대(www.hyundai.co.kr) LG(www.lg.co.kr) SK(www.sk.co.kr) 등은 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각 계열사의 채용정보를 다루고 있다.

고용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자 주무부서인 노동부에서도 재취업교육을 강화하고 취업박람회 개최를 추진하는 등의 실업대책에 발벗고 나섰지만 구직자들에게 어느정도의 약효를 발휘할 것인지는 아직도 점치기 어려운 형편이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