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난 1일 LG생활건강, LG화학, LG CI 3개사로 분할됨에 따라 ''LG그룹의 법통(法通)을 어느 기업이 잇느냐''에 대한 미묘한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분할전 LG화학은 지난 47년 락희화학공업사로 출발하면서 오늘의 LG가 있게 한모태기업. 인력과 자산을 철저하게 나누며 마치 이혼하듯 갈라선 이 세회사 사이에서 분할이후 묘한 자존심 대결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생활용품, 화장품 사업 부문의 LG생활건강은 락희화학공업사가 `럭키 화장품''과 `럭키치약'' 등 생활용품으로 출발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들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59년 가전, 전자,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조명재 LG생활건강 사장은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LG생활건강은 LG의 모기업중의 모기업, 뿌리중의 뿌리"라며 정통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분할된 LG화학도 할말이 있다.

자산분할 비율이 66%로 LG CI의 18%, LG생활건강의 16%보다 월등히 높아 세회사중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예전LG화학의 명칭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점에서도 정통성을 LG화학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구본무 회장이 LG그룹의 장기 핵심사업으로 정보통신, 에너지 외에 화학을 꼽았던 점에서도 LG화학 직원들은 LG의 주력사업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정통성은 아무래도 LG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할 LG CI가 가져갈 듯 하다.

각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LG를 한울타리로 묶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다 LG화학의 존속법인도 LG CI로 지정돼 있다.

예전 LG화학의 성재갑 회장이 LG CI에서 구본무 회장과 함께 부회장으로서 법인장을 맡게 되는 점도 법적인 정통성이 LG CI로 기우는 큰 요인이 된다.

한 LG 직원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TV와 의자, 사물함 등 사무집기까지 분할비율에 따라 철저하게 나누는 과정을 거쳤다"며 "각 회사가 주장하는 정통성이 모두어느정도 일리가 있어 선뜻 어디 손을 들어주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