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는 국제사회에서 김치 태권도 등을 빼고 한국이 "종주국"이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중 하나다.

98년 국내업체 새한정보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선보인 이래 1~2년전만 해도 3~4종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전세계적으로는 1백여개의 업체가 등장했다.

이 가운데 국내업체는 50여개이고 이들이 전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MP3플레이어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손꼽히는 등 젊은 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소리바다 냅스터와 같이 MP3음악파일을 무료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트의 등장은 MP3의 대중적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MP3와 MP3플레이어란= MP3(MPEG Audio Layer-3)는 동영상 및 멀티미디어 관련 표준 규격을 협의하는 국제 전문가협의회인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에서 만든 오디오압축기술 가운데 하나다.

이 MP3 압축기술로 음악파일을 압축하면 3분 정도 연주되는 음악 한곡을 3MB 정도로 줄여 들을 수 있게 된다.

일일이 레코드 가게에 갈 필요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곡만 취사선택해 인터넷이나 PC통신 등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CD 못지 않는 고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속도로 보급됐다.

이런 MP3파일을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면서 들을 수 없을까라는 발상에서부터 만든 것이 바로 MP3플레이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MP3 플레이어는 크게 일반형(메모리 저장형)과 CD플레이어형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은 메모리 용량에 따라 32MB와 64MB가 있으며 기존 카세트 플레이어에 삽입해 사용할 수 있는 카세트형도 있다.

CD플레이어형은 메모리 저장형의 저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기존 오디오 CD를 이용해 공CD 한 장에 무려 1백50여곡 이상의 MP3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시장추이=지난 한해동안 전세계적으로 판매된 MP3플레이어는 약 3백만대에 이르고 시장규모는 7억5천만 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99년에 비해 무려 3백%나 성장한 수치다.

업계에선 올 한해도 7백만대 넘게 팔려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음향기기 부문 휴대용 오디오 품목은 지속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MP3플레이어 시장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미국의 소비전자협회(CEA)는 지난 9일 MP3 플레이어 등 휴대용 오디오의 판매 주도로 미국내 음향기기 판매는 지난해 6%의 성장세에 이어 올 1월에도 3%로 지속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CEA는 특히 MP3플레이어 등 파일압축 플레이어 품목들은 음악을 쉽게 운송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어 앞으로도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도 지난해부터 가전시장에 디지털화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MP3 플레이어의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지난해 국내 MP3 시장 규모는 약 20만대였고 올해엔 시장이 2배 이상 커져 4백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1.4분기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내수의 경우 3배,수출은 2배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의 빛과 그림자=국내 중소업계가 주도해 오던 MP3플레이어 시장은 최근 들어 점차 대기업형 비지니스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소니 필립스 아이와 산요 등 세계적인 대형 가전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참여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니는 "워크맨"의 아성을 한국 업체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각오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의 중소 MP3제조업체들은 마케팅 부족과 자금력 악화 등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우후죽순식으로 생겨난 국내업체들간의 과잉 중복 투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차별화된 전략없이 무턱대고 사업에 참여했다가 자금사정이 나빠진 일부 업체들이 재고 물량을 시장에 저가로 공급하는 예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세계 5대 음반사들이 디지털 압축음악의 온.오프라인 판매 계획 중이어서 플레이어 판매의 한 걸림돌이던 합법적인 콘텐츠 부족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또 음악파일 이외에 어학 학습용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해 시장 수요를 늘릴 수 있는 여건도 형성되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