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첨단기술업체 종업원들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심어 주었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주가폭락으로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소득세 서류신고 제출 마감일이 16일로 다가오면서 실리콘 밸리 등의 하이테크 업체 직원 수천명이 인센티브 옵션으로 구입한 주식의 차익에 대한 수십, 수백만달러의 세금 납부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접속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 기술자였던 제프리 추(32)는 작년에 시스코 주식 약 10만주를 주당 5~10센트에 샀는데 당시 시스코 주가는 60~70달러였다.

따라서 추는 옵션 주식을 팔지 않았더라도 차익 약 6백90만달러가 소득으로 잡혀 세금 2백50만달러를 납부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행 법은 고소득층의 탈세를 막기 위해 주식 차익에 대해 연방세율 26~28%와 주(州)세를 적용하고 있다.

추는 부인,8개월된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방 3개짜리 집 등 모든 소유물을 팔아도 예상세금 250만달러를 납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는 "요즈음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한다"며 "납부 능력도 없다.

우리는 파산했다"고 말했다.

추는 현재 주식을 매도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시스코 주식은 현재 17~18달러선으로 차익이 1백80만달러에 달해 70만달러의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포털 소프트웨어사의 전간부였던 메릴린 골드버그도 작년에 스톡옵션으로 쿠퍼티노 주식을 구입, 50만달러의 세금고지서에 직면하고 있다.

쿠퍼티노 주식은 80%이상 폭락했다.

대부분의 테크업체 직원들은 옵션을 통해 주식을 사는 것이 옳다고 믿었으며 당장 팔아 단기이익을 챙기기보다는 주식을 오래 보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길 바랐으나 엄청난 세금 부분을 간과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직원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법이 손질되길 바라고 있으나 정치권의 반응은 냉담하다.

스톡옵션의 희생자들이 자신의 탐욕과 잘못된 계획으로 일을 저지른 만큼 책임도 본인이 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의원 참모는 "이번 얘기는 정치적으로 가장 긴급한 사안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