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웃소싱(외주)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전략에 따라 판매 생산 물류 등 각 분야에서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과 이의 공급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아웃소싱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아웃소싱시장을 개척한다"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시작한다.

앞으로 총 10회에 걸쳐 인사관리 기획 채용 재무관리(회계) IT(정보기술)애프터서비스 등 분야별 아웃소싱 공급업계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다룬다.

---------------------------------------------------------------

대덕 벤처벨리에 자리잡은 블루코드 테크놀러지(대표 임채완)는 이른바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코스닥 등록에 성공,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그러나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전혀 없다.

단지 조립된 완성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검사시설만 갖춰져 있을 뿐이다.

주력 생산품목은 소형 TV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장비인 웨이퍼 얼라이너.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은 연구개발에 있습니다.

부품의 공급에서 조립 생산은 1백% 다른 기업들로부터 아웃소싱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경쟁력이 있으니깐요"

임채완 사장의 얘기다.

실지로 블루코드사의 주변에는 협력업체 22개사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블루코드의 주문신호가 떨어지면 센서 IC 마크로 전자 인쇄회로기판등 다양한 제조공정에서 공정별로 아웃소싱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생산된다.

물론 완제품 조립도 모션텍이라는 회사를 통해 이뤄진다.

이 제품은 블루코드의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쳐 미국의 세계적인 로봇메이커인 아뎁트사에 공급된다.

영업이나 판매는 아뎁트사의 책임이다.

블루코드는 이를 통해 지난해 89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1백% 아웃소싱을 도입하는 이른바 가상 기업인 셈이다.

1980년대초 의류분야를 중심으로 시작된 생산분야 아웃소싱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업종도 가전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생산전문업체가 생기는가 하면 퓨전생산도 보편화되고 있다.

이제 수직계열화나 생산시설규모의 확장은 먼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기존 제조업체는 조만간 브랜드 관리업체와 전문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하는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느낌이다.

생산전문 아웃소싱 업체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곳이 에스티티(대표 민병도)다.

삼성전자의 일부 시설을 임대해 냉장고 세탁기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문 업체인만큼 생산량 조절이 언제든지 가능한게 이점이다.

최근들어서는 전혀 이업종인 LG전선의 모터생산에도 뛰어들고 있다.

더구나 생산업체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도 있다.

민병도 사장은 "선진국 기업들은 이제 자사의 생산분야를 과감하게 분리해 전문업체에게 아웃소싱을 맡기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해 차츰 아웃소싱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처럼 생산전문 아웃소싱업체만 3백~4백개에 이르고 있다.

물론 의류분야는 생산 아웃소싱이 완전히 보편화됐다.

이랜드가 브렌따노 언더우드등 중저가 자체브랜드의 개발을 시작,주로 원부자재를 조달해주는 임가공방식을 사용해 아웃소싱을 통해 공급 물량을 조달해 성공을 거두자 대부분의 업체가 여기에 참여했다.

잠벵이와 같은 청바지 생산업체는 한걸음 나아가 자체 브랜드까지 개발했다.

그러나 아직 아웃소싱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기업들이 선뜻 발을 내딛지 못하는게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아웃소싱이 비용절감 차원이라는 인식만을 할 뿐 고객가치의 증대라는 목표로 나아가기에는 요원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