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의 원동력이다.

차고에서 문을 연 휴렛팩커드가 정보통신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하는가 하면 빌 게이츠가 대학중퇴 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불과 20여년만에 세계 최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기업 역시 뿌리는 소규모 창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창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작년 상반기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법인 설립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 소자본 창업 열풍 =구조조정에 따른 감원 등으로 실업자가 1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퇴직자중 일부는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창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 소자본 생계형 사업이다.

서울지역 신설법인 중 절반이 넘는 54%가 5천만원으로 창업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런 형태의 창업은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 서비스와 유통 분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서울지역 창업기업 가운데 서비스업체가 5백5개로 가장 많았고 유통업체가 2백71개나 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외식업을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증가도 이를 반영한다.

한국프랜차이즈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협회 출범 첫해인 지난 98년 회원사가 1백15개에서 지난해에는 3백14개로 급증했다.

올들어서도 3개월만에 40여개가 새로 가입했다.

최근엔 인테리어 청소 산후조리원 등 다양한 아이디어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고 있다.

요즘 수시로 열리는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소자본 창업을 컨설팅하는 업체에도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식지 않는 벤처 창업 =중소기업청은 벤처기업이 1만개를 돌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98년 5월 벤처기업 확인제도가 시행된지 3년만이다.

경영난을 겪는 벤처기업이 많지만 벤처 창업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달 평균 3백여개가 생겨나고 있다.

정보처리.컴퓨터(3백36개) 분야의 창업이 서비스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던 것도 벤처 창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보기술(IT) 분야의 법인 설립은 한순간 유행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는 도도한 물결임을 보여준다.

◇ 창업열기 이어질까 =대학생 창업과 여성 창업, 직장인의 벤처 창업이 이어지면서 창업 붐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요즘 대기업이건 중견기업이건 간에 신규인원 채용을 크게 늘리는 업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틈만 나면 구조조정을 통해 몸을 가볍게 만들려고 한다.

자신의 체중을 줄인 뒤 아웃소싱(외부조달)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게 기업의 중요한 전략중 하나다.

취업문이 좁아지고 퇴출자가 늘면서 창업이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종사하는 30대 후반과 40대의 경우 창업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안해본 사람이 드물 정도로 창업은 보편화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언오 상무는 "평생직장 개념이 점차 사라지면서 직장인 창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 창업 역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의 특성을 살린 창업 분야가 속속 등장하는 데다 여성 관련 단체들도 예비 창업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서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를 포함해 12개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경제인협회는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성벤처협회나 21세기여성정보화포럼 등의 다른 여성단체들도 창업 여성을 돕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