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도 삼성전기 부회장이 현 경제상황을 지난 98년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당시보다 더 위기라고 지적하고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전 임직원에게 일일이 e메일을 보내 "1·4분기 실적을 보면 IMF 때보다 (사업환경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이에따라 그는 "회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삼성전기는 비상대책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에서 과감하게 철수하고 영업력을 보강해 부가가치가 높은 고용량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MLB(다층회로기판) 판매에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또 기존에 2주 단위로 해외출장을 갔던 해외영업팀 직원 10명이 3∼4개월 단위로 해외 10개국에 상주하기로 했다.

기술엔지니어도 현지에 파견돼 영업을 지원하게 된다.

경기 침체에 따라 당초 4천3백억원으로 잡았던 올해 신규투자액도 하향 조정키로 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전기의 올해 1·4분기 경상이익은 지난해 1·4분기 1천60억원의 절반 수준인 4백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 팀장(애널리스트)은 "삼성전기의 경상이익을 당초 6백23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매출감소 등으로 인해 5백억원미만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