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이 진행된 지난 2년5개월간의 성적표는 정치적 측면에서는 남북화해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는 현대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연간 50만명은 몰려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금강산행 배가 첫 출항한 1998년 11월18일부터 올 3월말까지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은 모두 39만4천4백47명에 불과하다.

1인당 평균 관광요금을 60만원 정도로 계산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상당한 재무적 손실을 입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2년5개월간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의 대가로 북한에 보낸 돈은 모두 3억5천6백만달러.

설립자본금과 증자를 통해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자본금(4천5백억원) 대부분을 북한에 관광대가로 지불한 셈이다.

또한 금강산 관광을 위한 시설투자에 들어간 돈은 1억3천만달러에 이른다는 점에서 현대의 대북사업이 경제적 측면에서는 전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부담은 고스란히 계열사들에 넘어갔으며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이자 관광선 운항을 담당하는 현대상선은 엄청난 적자를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상선측은 대북사업에서만 1999년 5백억원, 2000년 8백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에 관광객으로부터 받은 요금 가운데 1인당 2백달러와 부두사용료 등을 지불해 왔다.

또한 배를 빌린데 따른 용선료는 매일 7만달러(쾌속선 제외시 6만 달러)에 이른다.

과거와 같이 계열사들이 튼튼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을 때도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금처럼 계열분리가 이뤄지고 수익성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현대의 금강산 사업은 정부가 특별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중단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