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업계가 공장폐쇄 사업철수 등 축소생산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세계 4위의 휴대폰 제조업체인 독일 지멘스는 10일 시장수요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 4개 생산라인중 2개를 올해 안에 폐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위의 모토로라,3위의 에릭슨도 대대적인 감산을 발표한 상태여서 전세계 빅4중 1위인 노키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축소경영의 길로 들어섰다.

더욱이 5위권 밖의 마이너리그 업체들의 경우 살아남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거나 인수합병(M&A)을 모색하는 등 업계 재편의 소용돌이에 직면해 있다.

◇잇단 공장폐쇄와 감산=지멘스는 4개 생산공장중 보콜트와 라이프치히 2개 공장의 생산라인을 가동중단하고 무선전화 및 전화기용 플라스틱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독일 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2천명을 감원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말에는 에릭슨이 생산공장과 설비를 매각하고 휴대폰 직접 생산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모토로라 역시 셀레스티카에 아일랜드와 미국내 공장 2곳을 7천만달러에 매각했다.

◇사업철수에 나서는 마이너업체=5위권 이하 업체들은 아예 사업철수에 나서고 있다.

9위의 필립스는 휴대폰 사업철수를 적극적으로 고려중이다.

7위의 알카텔은 신형 GPRS폰 출시를 철회하기도 했다.

10위의 프랑스 사젬은 알카텔과 합병할 것이란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6일자에서 "이들 업체는 세계1위 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가 누리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얻을 수가 없다"며"소형 업체의 손실이 계속된다면 결국 휴대폰 사업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위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둔화되는 시장 수요=휴대폰 업계의 최대 문제는 급격한 수요 둔화다.

지난해 전세계 이동전화 출하량은 전년보다 45.5% 증가한 4억1천2백73만1천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곡선은 올해 급커브를 틀 것 같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등은 올 휴대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3∼16% 증가한 4억7천∼4억9천대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