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光)산업이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떠받칠 핵심 기반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기술(Optoelectronics 또는 Photonics)이 통신 분야뿐 아니라 정보처리 계측 가공 에너지 의료 등 거의 모든 산업 영역의 핵심 기술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장 유망한 산업 가운데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정보화 고속도로" 건설 구상만해도 광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토대로 이뤄졌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대변되는 정보화 시대는 컴퓨터 저장장치의 발전과 정확히 궤적을 같이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데이터 저장 용량이 7백20KB에 불과했던,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사용했다.

데이터 용량이 큰 그림 파일이 거의 없던 80년대 후반 무렵엔 이 정도 크기면 필요한 문서를 저장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고급 기종의 PC 보급이 확산되고 인터넷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언젠가부터 이 플로피 디스켓은 자취를 감췄다.

대용량의 파일을 보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보다 큰 용량(1.44MB)의 3.5인치 디스켓이 5.25인치 디스켓 자리를 밀쳐냈고 90년대 후반 들어서는 다시금 CD(컴팩트디스크)롬 CD-RW 등 훨씬 대용량의 CD 계열로 컴퓨터 저장장치의 판도가 바뀌어가는 추세다.

이같은 CD 계열의 새로운 컴퓨터 저장 장치가 태어날 수 있도록 원천 기술을 제공한 것이 바로 광기술이다.

6백40MB 대용량의 CD롬은 레이저 빛의 반사정도를 측정해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한 것.

데이터 저장용량이 5.25인치 디스켓의 8백89배, 3.5인치 디스켓의 4백44배에 이른다.

기존의 아날로그 레코드판(LP)이나 카세트 테이프를 완전히 대체한 CD 음반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광기술의 발전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광통신 광정보기기 레이저산업 광소재 전자산업의 거의 모든 분야가 광기술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광기술의 응용분야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광산업 시장의 규모는 1천3백37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반도체 등을 포함한 전체 전자산업 시장(1조1천6백19억달러)의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광산업 시장은 앞으로 매년 11.1%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2005년에는 2천2백억달러 규모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산업은 환경친화적인 산업이자 부가가치가 높은 선진국형 산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광산업의 부가가치율은 제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8년 기준으로 광통신분야 부가가치율은 44.2%, 광정밀기기는 44.9%, 광정보기기는 37.4%에 달한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같은해 제조업분야 상장기업체 부가가치율은 17%선에 머물렀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광산업 분야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크게 뒤져 있다.

광정보기기 분야만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을 뿐 광통신과 광원 및 광소자, 광정밀기기, 광소재 등의 제품 경쟁력은 뒤떨어진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경수 산업자원부 반도체전기과장은 "정부는 광산업 자체의 성장잠재력 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종합 고려해 광산업을 21세기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방침을 정해 놓았다"며 "최우선적으로 광주 광산업단지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산업단지로 만들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