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인 아잠 파루크(35)씨는 가족이 경영하는 시멘트 회사의 엔지니어 및 임원이다.

최근 시멘트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는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기 시작했다.

공장 현대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이 있었지만 기업경영에 꼭 필요한 비용절감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파루크씨가 선택한 해법은 ''학교''.

그는 싱가포르에 있는 미 시카고대 분원의 경영학 강의를 들었다.

그는 ''강의에서 배운대로'' 시멘트의 하루 생산량을 감산키로 했으며 재고분을 점차 줄여나가 회사의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시아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벽에 부닥친 비즈니스의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대학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그동안 직관이나 경험,운,인적 네트워크 등에 의존해오던 아시아의 기업가들이 선진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 중·단기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치열해진 국내외 시장에서 다국적기업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먼저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

이들은 대학에서 기업의 효율성,국제 비즈니스 관행,전문 경영기법 등을 익히고 돌아온다.

또 수강생끼리 국가나 산업분야,직위를 초월해 비즈니스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시아기업 경영자들의 이같은 수요급증에 따라 각 대학의 비즈니스스쿨 연수 프로그램인 ''최고경영자과정(executive MBA)''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의 유수대학들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현지에 직접 진출,경영학 프로그램을 이식하거나 원격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학끼리 손을 맞잡고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스쿨과 파리와 싱가포르에 캠퍼스를 갖고 있는 프랑스 인시어드는 최근 중국 등에서 통합 캠퍼스를 운영키로 했다.

미 컬럼비아대와 영국의 런던경제대(LSE)도 MBA 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키로 했으며 스탠퍼드와 하버드대도 이달중 제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