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와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한경소비자경기지수'' 조사는 소비자들이 가계운영 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은데 물가는 상승세가 뚜렷해 6개월후에도 소비를 줄이겠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미래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경기=현재 경기지수는 58.0에 머물러 아직도 기준치인 100의 절반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6개월전에 비해 경기가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25.3에 비해선 32.7포인트 뛰어올랐다.

또 6개월후 경기에 대한 예상지수도 81.9로 전분기보다 26.5포인트 높아졌다.

아직도 비관적 전망을 가진 사람이 더 많긴 하지만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점을 들어 경기의 바닥권 탈출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생활형편=현재 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보다 6.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 아래다.

가계형편이 6개월전보다 나빠졌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질소득 및 자산소득의 감소로 지난해 2·4분기 이후 악화된 생활형편이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6개월후의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예상을 나타내는 미래생활형편지수는 101.2로 나타나 형편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다소 많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낙관적이었으며 농수산업 종사자들은 미래를 어둡게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의도=소비자들의 지갑은 여전히 얄팍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구매의도지수는 94.2로 6개월전보다 상품구매를 줄였다는 소비자가 더 많았다.

특히 연간 소득 2천만원 미만 서민층의 현재구매지수는 82.8에 불과,가계 압박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6개월후의 구매의도를 판단하는 미래구매의도지수도 96.0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상품구매를 늘리겠다는 소비자보다는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수가 전분기에 비해 5.9포인트 올라 소비심리가 살아날 조짐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가=현재 물가체감지수는 152.6.물가가 6개월전보다 오른 것으로 느끼는 소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환율 급등과 함께 나타난 원유와 원자재 가격 불안,농수축산물과 교육비 상승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가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도 전달보다 0.6%,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올랐다.

6개월후의 물가상승에 대한 예상을 지수화한 물가예상지수도 136.9에 달해 물가불안심리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