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지난 1.4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금융 외환시장마저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2.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도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전체적으로 매출은 18.1% 늘어났으나 순익은 41.2% 감소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3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SK㈜ 효성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의 1.4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우선 매출이 8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나는데 그쳤다.

순익은 1조1천억원 정도로 무려 31% 감소했다.

증권업계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값 하락으로 실적이 대폭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환율상승에 환차익으로 순익이 1조원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포철도 철강재 수요감소와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월중 매출이 1조9천3백44억원으로 0.6%, 영업이익이 3천8백22억원으로 37.8% 줄어들었다.

3월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다만 금융비용 부담이 가벼워져 경상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SK(주)의 경우 환율상승으로 1.4분기 매출액은 4.6% 늘어난 3조8천6백억원에 달했지만 원유도입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영업이익은 9.5% 감소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없었더라면 실적은 더 악화됐을 것"이라며 "세계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같은 실적악화는 2.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12월 결산 상장기업중 사업보고서를 낸 5백13개사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1백50.9%로 전년의 1백41.1%보다 9.8%포인트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매출액은 모두 4백84조8천4백72억원으로 99년보다 18.1%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8조6천9백87억원으로 전년의 14조8천7백65억원보다 41.2% 줄었다.

경상이익도 19조8천5백91억원에서 15조3천4백60억원으로 22.7% 감소했다.

남궁덕.김성택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