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R(Personal Video Recorder)를 아시나요"

이것은 "디지털비디오녹화기"로 풀이되는 첨단기기다.

이 제품의 쓰임새를 알고 나면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만큼 수요가 무궁무진할 것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4시간 분량의 TV 프로그램을 녹화하려면 공테이프 1개가 필요하다는 것 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루 24시간을 계속 녹화하려면 공테이프를 6개나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자주 공테이프를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마저 감수해야 된다.

가정에 보급돼 있는 VCR의 경우엔 그렇다.

그러나 공테이프를 쓰지 않고도 최고 30시간 분량을 녹화할 수 있는 비디오녹화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PVR다.

디지털앤디지털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개발했다.

디지털앤디지털의 PVR에 대해 미국의 유명 경제지 포춘은 "가전분야 새 천년 최초 히트작"으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디지털앤디지털이 디지털녹화기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상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디지털앤디지털의 이규택 대표(1966년생)는 벤처업계의 뉴리더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공학박사다.

서울대학교(대학원)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석.박사과정을 밟았다.

박사 과정에 있었던 지난 91년 대우전자 영상연구소의 연구원이 됐다.

95년에는 대우그룹 발명왕상을 받아 "잘 나가는 연구원"으로 부러움을 샀다.

당시 한 해에 모두 1백50건이나 되는 특허를 출원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그룹회장 비서실에서 잠시 근무한 적도 있다.

대우전자 디지털TV 사업부의 책임연구원도 지냈다.

이 대표는 IMF 이후인 99년 동료들과 디지털앤디지털을 창립했다.

이 대표는 PVR에 대해 디지털방송 수신기의 옵션(선택사양 제품)이 아니라 "차세대 VCR" 필수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가전의 새로운 부문으로 급성장할 분야가 PVR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난 98년부터 2년동안 5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와 20명의 고급 연구인력을 "투입"해 PVR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개발과정에서 또 디지털기술이 많이 축적됐다.

이 대표는 "PVR의 기본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상품을 개발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쟁력있는 가전부문 신제품을 속속 선보일 것임을 예고하는 말이다.

디지털앤디지털은 중국 3대 가전회사중 하나인 TCL사와 VCR 생산 대신 PVR를 중국에서 제조해 시판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가전분야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앞세우고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 있는 디지털앤디지털을 그려보는 것이 이 대표의 단골 몽상이다.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