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실무경력이 없는 학계 인사나 내부사정을 모르는 외국 금융기관 출신을 앉히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액센츄어(옛 앤더슨컨설팅)의 국내 프로젝트를 점검하기 위해 2일 방한한 제임스 마프 액센츄어 금융M&A분야 총괄 대표는 금융기관 합병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건이 ''시니어 리더십(Senior Leadership)''이라며 정부 소유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 임명 행태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마프 대표는 "시티그룹 JP모건 체이스맨해튼은행은 리더십 스타일은 달랐지만 합병을 위한 헌신,의지만은 공통적이었다"며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합병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고경영자는 비전 창출, 통합작업 수행, 기조 유지 등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며 "특히 상품 조직 고객서비스에 대한 비전을 확실히 제시해야만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마프 대표는 "한국 최고경영자들의 자질은 결코 외국 CEO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문화적인 정서를 잘 알기 때문에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프 대표는 전산시스템 통합에 관해 "금융기관의 시스템을 통합할 때는 서로 좋은 부분을 골라 통합하기보다는 한쪽의 시스템을 정해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능률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과정에서 전산시스템 통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정도"라며 "미국 하노버은행과 케미컬은행의 경우 양쪽 시스템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통합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능도 좋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반면 시스템 통합시 한쪽 플랫폼으로 방향을 정한 체이스맨해튼과 케미컬은행의 경우 빠르게 시스템이 안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프 대표는 금융기관 합병으로 점포가 줄어드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재무구조가 탄탄해 더 믿을 수 있는 은행이 탄생한다면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반박했다.

또 인터넷 등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으로 불편함을 줄일 수 있으며 더 경쟁력있는 투자상품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3∼5년 내에는 국내에서 보험 은행 등 다른 업종간 커다란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프 대표는 "한국 금융기관의 전산시스템은 고객위주가 아닌 지점,상품별로 구성됐다"며 "다른 업종간 금융기관 통합 이전에 먼저 각 부문들 자체의 전산시스템 구조조정이 먼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액센츄어는 지난해 7월 앤더슨월드와이드로부터 법적으로 분리독립해 올해 사명을 액센츄어로 변경했다.

이 회사의 전세계 금융산업부문 인수 및 합병 업무에 대한 총책임을 맡고 있는 마프 대표는 4일까지 주택 국민 한빛 하나은행장과 주택.국민 합병위원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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