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대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에서는 삼성이 처음으로 재계 1위(자산 순위) 그룹으로 올라서고 현대자동차 포항제철이 10대 그룹에 들어서는 등 순위 변동이 컸다.

제자리를 지킨 그룹은 LG(3위) SK(4위) 현대정유(13위) 코오롱(20위) 등 4개에 불과했다.

◇ 순위변동 심해 =삼성이 재계 순위 1위로 올라섰다.

현대는 지난 87년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가 생긴 뒤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현대가(家)의 위세는 여전히 막강하다.

현대자동차(5위)와 현대백화점(26위)이 새로 편입되면서 현대정유(13위)와 현대산업개발(22위)을 포함해 30대 기업내에 현대 출신은 모두 5개사로 불어났다.

연내에 현대전자(자산총액 17조8천억원) 현대중공업(9조9천억원) 현대건설(7조2천억원)이 모그룹인 현대에서 분리될 예정인 만큼 내년에는 30대 그룹중 8개가 현대 출신 기업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공기업이었던 포철이 30대 그룹에 합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

지난해 민영화를 완료한 포철은 포스틸 등 15개 계열사를 이끌고 단숨에 7위로 입성했다.

현대자동차와 포철이 신규 진입하면서 5∼10위권 기업들의 순위도 한 두단계씩 밀렸다.

한진은 5위에서 6위로, 롯데는 6위에서 8위로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두산은 3조5천억원 규모의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12위에서 11위로 한단계 뛰었다.

제일제당(19위)도 CJ39쇼핑 등 케이블 방송사를 대거 인수하며 네계단 올라섰다.

◇ 계열사 수와 자산총액은 늘어 =지난해말 현재 30대 기업의 자산총액은 4백37조9천억원으로 99년보다 15조1천억원(3.6%) 늘었다.

98년말 4백72조8천억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늘어난 것.

이 가운데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기업이 차지하는 자산총액은 50.9%.

전년(57.6%)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이는 자동차 소그룹이 현대에서 분리됐기 때문이다.

예년과 같은 기준으로 현대자동차를 포함할 경우 4대그룹의 비중은 59.1%로 오히려 전년보다 늘어났다.

삼성의 자산총액은 69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5천억원 늘었다.

LG도 4조3천억원 가량 늘어난 51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SK는 7조3천억원이나 늘어났다.

신세기통신을 인수한데 따른 것이다.

현대는 자동차 소그룹이 분리되면서 자산이 무려 35조원이나 감소했다.

30대 기업의 계열사 수는 5백44개에서 6백24개로 80개사가 늘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45개에서 64개로 무려 19개의 계열사가 새로 편입됐다.

e삼성 등 인터넷 관련 기업이 대부분이다.

SK도 15개나 늘렸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