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채권단이 합의한 현대건설에 대한 1조4천억원의 출자전환과 관련, 금융계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출자전환 대상채권을 담보가 없는 신용채권으로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에 대해 담보가 거의 없는 보험사 등 제2금융권과 일부 은행들은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에 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를 확보한 곳은 산업은행 정도"라며 "나머지 금융회사들은 거의 담보가 없어 출자전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 출자전환 분담기준 =채권단은 지난 28일 현재 총채권을 외환은행에 신고하면 이중 신용채권 비율에 따라 출자전환 분담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대상 채권엔 지급보증을 뺀 대부분 채권이 포함된다.

일반대출과 당좌대출 회사채 CP(기업어음) 등이 모두 들어간다.

외환 산업 한빛 조흥은행과 서울보증보험 등 5개 채권금융회사로 구성된 채권단운영위원회는 채권신고가 마무리되는 내주초 구체적인 출자전환및 증자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 제2금융권 반발 =담보를 거의 못잡은 보험사 투신사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채권을 출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9일 채권단회의에서도 출자전환에 반대했다.

특히 투신사는 채권형 펀드에서 산 현대건설 회사채를 출자로 전환하면 주식에 투자하는 셈인데 이건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작년 10월말 현재 제2금융권의 채권금액(지급보증 제외)은 3천3백67억원이다.

비교적 담보를 많이 갖고 있는 외환 산업 조흥 한빛은행 등은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에 많은 돈을 빌려준 은행일수록 담보채권을 많이 잡아 놓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출자전환 방향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출자분담 비율에 대해선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