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IT벤처투자의 도용환 사장은 벤처캐피털 업계의 브랜드 전도사로 통한다.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온 그의 경영은 선진형 벤처캐피털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기술(IT)전문 벤처캐피털"이 이 회사의 브랜드다.

이 회사의 11개 벤처펀드(창업투자조합) 출자자를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총결성액 2천2백39억원중 1천6백억원이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에서 나온 자금이다.

대기업이 거액을 맡겼다는 사실이 이 회사의 신뢰도를 반증한다.

올들어선 미쓰비스상사가 50억원을 이 회사 벤처펀드에 투자했다.

"브랜드가 있어야 돈이 모이고 좋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제대로 투자대상을 고르고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지요"

도 사장의 브랜드 예찬론이다.

대기업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덕분에 벤처펀드를 대거 결성할 수 있었고 펀드운영 보수만으로도 연간 40억~5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쟁쟁한 심사인력들을 확보할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한 것이다.

도 사장은 순이익의 20%를 별도로 임직원에게 주는 업계 최고의 성과보수체계도 만들었다.

도 사장의 브랜드 경영은 원칙경영에 기반을 두고있다.

동종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선택과 집중"전략이 대표적이다.

투자한 기업이라도 가능성이 없으면 과감히 손을 뗀다.

2개사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도 사장은 "투자기업이 늘면서 모든 기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됐다"며 "성공가능성 있는 기업만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친다.

그 대신 지분을 20~30% 확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한다.

그리고 3년간 1백억원 정도를 투자할 만큼 집중지원한다.

도 사장은 투자의 지속여부를 심의할 때 손실을 묻지 않는다.

하지만 실패는 인정하라고 심사역들에게 당부한다.

장기적으로 스틱의 브랜드를 훼손하지 않기위해서도 그래야한다는 게 도 사장의 지론이다.

손실이 날게 뻔한 투자기업의 지분을 타사에 넘기는 폭탄돌리기를 금기시한 것도 그가 세운 원칙이다.

그는 인력채용 문의가 오면 모든 심사역에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물어 결정한다.

투명경영으로 한가족이라는 동질감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는 투자기업들부터 식사 한끼 얻어먹은 적이 없을만큼 지나치게 청렴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심사역 사무실과 별 다를게 없는 그의 집무실은 다른 벤처캐피털 사장실과 비교하면 초라한 느낌마저 준다.

도 사장은 투자심의를 할 때 찬성표를 던질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반대만 할 수 있을 뿐이다.

경영자의 입김을 배제하겠다는 원칙때문이다.

스틱IT벤처투자는 1999년에 설립된 이후 60개사에 9백5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음성인식업체인 예스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통합업체인 뉴씨앤씨 등 8~9개사가 올해 코스닥등록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벤처한파가 몰아닥친 작년 하반기 15개사에 투자하는 등 지난 한햇동안에만 40개사에 투자했다.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시장과 투자시기는 역상관관계에 있다"는 도 사장의 확신때문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