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초.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한 국내 주요 신문에는 "국내 최대 사이버 테러 발생"이라는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국제해커집단이 강릉의 PC방을 통해 국내 서버 2백53개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발견해 낸 것은 경찰청도 정보통신부도 국내굴지의 정보통신회사도 아니었다.

무명에 가까운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이란 정보보안 전문회사가 이를 알아내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오경수(45)대표는 시큐아이닷컴을 세운 것은 불과 1년전.

하지만 정보보안 분야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것은 10년을 웃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후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8년간 정보분야를 다뤘다.

이후 삼성 뉴욕법인을 거쳐 에스원에서 근무하며 정보보안 분야의 베테랑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삼성SDS 유니텔 에스원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출자해 만든 시큐아이닷컴의 CEO를 맡았다.

오 대표의 별명은 "오마담"이다.

마당발이어서다.

고향인 제주도 친구를 비롯해 중.고등학교,대학 등 학교와 사회생활을 통해 맺은 인연을 끈끈하게 유지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렇게 해서 좋은 유대를 맺고 있는 사람이 3천명에 이른다.

이들과 주고 받는 이메일을 처리하는데도 매일같이 1~2시간을 쓴다.

이들의 경조사를 찾아다니고 저녁을 먹느라 작년까지 전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방대한 인맥을 구축하게 된 것은 누구보다 정보를 중요시하는 그의 습성 때문이다.

"정보가 경쟁력"이라는게 그의 지론이다.

시큐아이닷컴의 임직원은 사실상 그의 지인이다.

삼성 계열사의 정보보안 분야에서 5~10년의 실무 경험을 쌓은 인재를 발탁해 회사를 구성했다.

이들이 갖고 있는 CISA(국제공인정보시스템 감사자)등 국제자격증수만도 약 60개에 이른다.

회사 직원중 절반인 50명은 사내 정보기술연구소에서 일한다.

이들은 <>라우터기반 침입탐지시스템 <>네트워크 기반 침입탐지시스템 <>통합관제서비스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제품 뿐 아니라 원격바이러스 방역서비스,전자상거래 인증.암호화 제품 등도 공급한다.

일부는 아웃소싱을 통해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것.

오 대표는 회사 출범 초기부터 세계화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4월 미국 새너제이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워 암호화 알고리즘,생체.디지털 보안기술 등 차세대 전략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중국 북경지사를 설립했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시장엔 각국 전담팀이 구성돼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10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 때는 디지털인증과 암호화 기반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1월말 인도네시아에 원격 바이러스 방역서비스 제품 "바이프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의 한국계 인터넷 포털과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볼레넷을 통해 바이프리 5만카피를 공급키로 했다.

서버 1대(1카피)당 월 2달러의 요금을 받기로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한 PC방 체인점과 바이프리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은 올해 해외수출을 통해 60억원 이상,전체 매출액은 4백억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의 정보보안 시장이 매년 50%가까이 성장하고 있어 여기서 주도권을 잡는다면 세계시장 석권의 발판이 마련된다고 보고 있다.

(02)3458-6771.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