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입니다"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업체인 대성메디테크의 이봉순 사장은 평소 여성기업이어서 불리한 점은 없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때마다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경영성패의 관건은 성별이 아니라 상대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라고 이 사장은 말한다.

거래처뿐 아니라 회사직원이나 사업 파트너역시 그에게는 설득의 대상이다.

대성메디테크를 설립한 지난 96년의 일이다.

정책자금 4억5천만원 지원을 추천받았는데 실무기관에서 평소 실적이 없다고 1억원이상 보증을 해줄 수 없다고 버텼다.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이 사장은 꾸준한 면담을 통해 실무자를 설득할 수 있었다.

올초에는 정보통신기기 전문렌털업체인 센텔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간판아이템인 중대형 PACS는 고가인 탓에 병원측이 렌털을 원한다.

따라서 PACS 공급업체는 막대한 자금력을 갖고 있어야 제대로 영업을 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센텔의 실무자 및 경영진을 부지런히 쫓아다닌 결과 동종업계에서 처음으로 센텔과 임대사업 계약을 성사시켰다.

센텔이 올해 지원하는 렌텔규모는 2백억원.대성의 지난해 매출액이 1백1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주 큰 규모다.

이에앞서 지난해엔 영국의 애틀랜티스펀드에서 48억원,한국투자신탁에서 12억원,개인투자자들로부터 40억원 등 1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 역시 PACS 렌텔자금으로 활용됐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도 렌텔 전략이 먹혀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익힌 이 사장은 남편이 X선 필름을 수입판매하는 신성메디컬을 설립할 때 합류했다.

여기서 그는 X선 필름을 들고 30여개 병원을 발로 뛰며 영업했다.

96년 PACS 개발에 성공한 이 사장은 대성메디테크를 설립했다.

초기엔 PACS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데다 워낙 이 시스템 이용료가 비싸 보급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99년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PACS는 디지털 영상을 고속전송망을 통해 보내고 이를 데이터로 저장해 의사의 PC에서 화면을 보면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한다.

원격진료를 가능케 하는 것도 이 시스템의 장점이다.

이 사장은 PACS와 처방전 전달시스템(OCS) 의료보험관리시스템 원무시스템 등을 함께 제공하는 영업전략을 펴고있다.

PACS 제공에만 머무는 동종업계와는 차별화된다.

필름을 납품하던 병원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덕분에 물량 걱정은 없다는 게 이 사장의 자랑이다.

이 사장은 "올해 4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등지로의 수출도 적극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