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국내 벤처기업이 포도찌꺼기를 이용한 광우병 방지 사료 첨가제를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생명공학벤처 게비스코리아(www.gewissltd.com)의 양진석 대표.

양 대표는 포도찌꺼기 발효 추출물을 이용한 무공해 바이오 비료도 선보여 또 한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만큼이나 양 사장의 인생역정은 독특하다.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그는 지휘자의 꿈을 키우며 음악 공부를 위해 독일로 떠났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의 운명은 1백80도 바뀌었다.

친구 아버지가 그의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해 자신이 운영하던 제약회사를 양 대표에게 물려준 것.

그후 그는 제약업 보다는 화장품사업의 발전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 92년 오스트리아 빈에 게비스 그룹을 창설,중견 실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가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

당시 서울 정도 6백주년 기념행사 때 죽어가던 흰 소나무(백송)을 살리기 위해 1억원 상당의 특수식물 성장제를 기증하면서부터다.

줄곧 고국을 그려왔던 그는 98년 2월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공동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벤처마트 행사에 참여하면서 한국 진출의 첫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해 8월 그는 게비스코리아를 설립했다.

현재까지 선보인 제품으로는 기능성 화장품 "아브낭뜨" "로뎀"과 바이오 화상치료제 등이 있다.

그는 곧 50억원 정도를 투자해 경남 마산에 바이오 비료와 광우병 예방사료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양 대표의 사업 성공 비결은 프로정신과 적극성에 있다.

포도주 찌꺼기가 화상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앞가슴에 심한 화상을 입힌 뒤 스스로 임상실험을 했는가 하면 자신이 개발한 살충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보이려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숨에 들이킨 적도 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양 대표 스스로는 지난 20년간 유럽에서 살면서 축적된 "게르만식 현실경영" 덕이 크다고 말한다.

게르만식 현실경영이란 철저한 사전 계획에 의한 "계획 경영",현실에서의 이윤 창출 가능성과 이윤의 크기를 반드시 계산하는 "캘큘레이션 경영(Calculation management)"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현실경영에 뿌리를 둬 오는 2005년까지 게비스코리아의 제품이 전 세계시장의 5%를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특히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하면서 애국심이 깊어졌다"는 그는 "광우병예방 사료개발 등을 통해 한국 바이오벤처의 위상을 국제시장에서 떨치겠다"고 의기양양하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