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주) 이사회 회장이 27일 그룹 사장단회의를 주재하고 "앞으로는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정 회장이 사장단회의를 소집하기는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윤규 현대건설,박종섭 전자,김충식 상선,정재관 종합상사,이창식 투신,홍완순 증권,최하경 택배,박원진 석유화학 사장과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사장급 14명,박병기 중공업 부사장 등 고위임원 8명이 참석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회의에서 정 회장은 "상(喪) 중에 고생이 많았다"며 "상호 긴밀히 협조·단결해서 과거 현대의 명성을 되찾자"며 독려했다고 현대 PR사업본부 김상욱 상무가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이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앞으로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사장단은 이를 경고성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른 현대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기정사실화된 현대건설과 관련해 출자규모 및 방식,경영진 교체 문제 등을 사장단에 설명하는 자리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회장은 29일 현대건설 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아닌 이사회 회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