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수요 감소와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인해 올해 미국 PC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PC 시장규모가 전년에 비해 5.5% 감소한 8백17억달러에 머물러 PC산업이 형성된 1981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9%의 성장을 보인 세계 PC시장도 올해 신장세가 크게 둔화돼 1.0%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컴퓨터업체들이 최근 PC 수요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업계 전체의 올해 PC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보도했다.

◇가격 인하로 매출감소 심화=PC 수요 부진으로 인한 매출 축소를 만회하기 위해 업체간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는 다시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가정용 PC 판매량은 지난달 24% 감소, 3개월 연속 줄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현재 보급된 PC 성능이 신제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아 PC를 교체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PC업체들은 크게 떨어진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저가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데스트톱PC와 노트북컴퓨터의 가격을 30∼35% 인하한 델컴퓨터는 최근 자사 PC를 사는 고객에게 인터넷접속서비스 및 프린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실상의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컴팩은 향후 가격을 추가 인하하기 위해 사업부서를 통폐합하고 7천명의 종업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PC 출하량은 2.2% 증가하지만 매출은 오히려 5.5% 가량 감소할 것으로 IDC는 추정했다.

◇내년부터 수요 회복=휴대용 PC 및 기업 대상의 PC 판매 증가로 내년부터 PC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DC는 미국 PC시장이 내년에 1.6% 성장한 뒤 2003년에는 5.9%로 성장세가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시장도 2002년 7.0% 2003년 8.4%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스티븐 포투나는 중소업체들의 수요 증가 등으로 내년에 PC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2002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12.8%에서 15.5%로 상향조정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