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현대건설은 자본잠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라크 부실채권과 관계없이 결산결과 자본잠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본잠식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지만 이라크에 물려있는 부실채권 외에도 털어야 할 부실자산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이번 결산에서 그동안 누적된 부실 부분은 모두 털어낼 방침"이라며 "깨끗한 회사(클린 컴퍼니)로 다시 태어나 올해부터는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와관련 "미국의 컨설팅 회사 ADL(arthur the little)의 경영진단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진단결과에 따라 지금의 방대한 조직을 3-4개의 사업본부 체제로 축약시킨뒤 독립채산제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현대건설은 빠른 시일내 추가로 7백-8백명의 인원감축을 단행할 전망이다.

한편 김 사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마음을 비웠다"며 "스스로 사퇴할 뜻은 없으며 다만 회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주주와 채권단이 결정을 내리면 따를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김 사장은 "김재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도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사장이 회사의 새로운 비전과 각오를 밝히고 열심히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으로 미뤄 경영을 계속 맡은 의지를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