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은 가격경쟁력 및 조립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나 핵심기술 품질 생산성 디자인 분야에서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99년에는 IMF이전 수준(97년 2백82만대)을 회복한 2백84만대를 생산했다.

또 지난해에는 생산량 3백11만5천대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환경규제강화,글로벌기업의 국내진출 등 제약 요인에 효율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생산량뿐만아니라 품질경쟁력 또한 그동안의 열위에서 벗어나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5년에는 생산 기술 품질 세가지 측면에서 세계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점유율은 99년 5.2%에서 2005년에는 6%대로 신장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술개발 능력이나 국제화 수준에서 아직은 선진업체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탄생에서 보듯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확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중위업체들의 생존공간이 완전히 봉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규모확대는 관료주의 병폐와 같은 약점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에게 주어진 최우선적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경쟁력 향상이다.

현대와 기아의 통합시너지 효과 창출은 이런 점에서 지켜볼 만하다.

산업자원부와 자동차산업 관련 연구소들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몇가지 전략적 제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국내 업체들은 다임러 GM 포드 르노 등 세계 유수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로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국내 진출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인수업체를 생산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와함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화 등 환경.안전규제강화,전자화,정보화 추세에 대응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것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92년부터 추진된 차세대자동차 개발사업의 내실있는 마무리와,네비게이션 등 차세대자동차 정보통신기술의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부품의 공용화 및 표준화 확대,CALS 체제의 조기구축 등 부품조달방식의 혁신도 과제로 제기됐다.

글로벌소싱에 대응한 부품업체의 대형화.전문화로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부품공급 기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방안도 선결과제로 꼽혔다.

이밖에 현행 12종에 이르는 자동차 관련 세제를 단순화하고 취득 및 보유세 중심의 과세체제를 주행세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도 자동차산업 발전의 지원책으로 건의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가 능동적 산업정책을 통하여 국내 자동차산업이 국제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자유시장주의를 신봉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수요진작책이나 기술개발 지원,통상협상 등을 통해 여전히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후원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이같은 요구는 더욱 절실하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업계 스스로 경쟁력 제고에 배전의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김용준 기자 jun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