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TEU급 컨테이너선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해운회사들의 선박대형화 추세로 국내 조선회사들이 기존 컨테이너선보다 2천TEU나 더 큰 9천TEU급을 건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9천TEU급 건조 의향서를 확보했으며 현대중공업과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도 수주 준비에 한창이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덴마크의 머스크(Maersk Sealand)를 비롯 중국해운,영국·네덜란드 합작사인 P&O 네들로이드(Nedlloyd) 등은 최근 9천TEU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키로 하고 조선업체들과 협상 중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9천TEU급 컨테이너선 설계 및 건조기술을 개발,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이들을 비롯한 세계 주요 해운회사를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삼성은 김징완 사장이 중국 해운그룹인 CSG사를 방문,최근 9천TEU급 컨테이너선 건조 의향서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9천TEU급 5척을 척당 약 1억달러씩 총 5억달러에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과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도 머스크 중국해운 네들로이드 등 3개 선사를 상대로 입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9천TEU급 컨테이너선은 총 10개의 화물창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9천개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급이다.

지금까지 발주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은 7천4백TEU급으로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1월 홍콩 OOCL사로부터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9천TEU급에 이어 1만4천TEU급 건조기술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이 대형화되는 것은 해운회사들이 컨테이너 개당 운송비를 낮추기 위해 대형선박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해운회사들은 미국 대륙 횡단 운송 수단의 발달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필요성이 적어지자 80년대 후반부터 소위 ''포스트 파마낙스''로 불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3천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모두 73척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