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울산 지역 10여개 현대계열사 현지 공장은 정 전명예회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사내방송을 통해 이를 알린 뒤 각 회사별로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가슴에 리본을 달고 고인의 뜻을 기리는 한편 삼삼오오 모여 정 전 회장의 최근까지의 병환 상태와 그룹의 장래 등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중공업과 자동차 등 야근 직원들은 정상업무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 노진석 홍보팀장은 "울산 공장 곳곳 왕회장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며 "다시 현대가 앞장 서 경제난을 극복하는데 일등 공신이 되도록하는게 회장님의 유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영 신화"의 발원지인 울산 전역은 정 전명예회장의 타계소식이 전해지자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평소에 밤이면 고성방가로 북새통을 이뤘던 울산시 남구 신정동과 삼산 일대는 행인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IMF 한파에도 호황을 누렸던 룸쌀롱 등 고급 유흥가 일대 역시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포장마차에 있던 시민들은 공업도시 울산을 일군 생전의 정 명예회장 이력을 되새기며 타계를 애도했다.

한 시민은 "정 회장이 황무지였던 이곳에서 현대신화를 일구지 않았다면 벽안의 울산이 오늘의 세계적인 공업도시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세상을 떠나 울산은 물론 한국경제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