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미국이 세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세계 각국이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금리인하 정책이 과연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금리 조정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가 3∼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 각국의 금리인하 효과를 지금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본다면 과거에 비해 금리 인하가 증시와 경제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의외로 적게 나타나고 있다.

여러 요인을 들 수 있으나 최근처럼 세계 경기가 정점(頂点)을 지나 침체 국면에 놓여 있을 때는 금리 인하로 금융 비용이 줄어들어도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나 투자를 주저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다시 말해 금리와 총수요간의 관계가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리 인하를 통해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계속 개입하다 보면 시장 참여자들이 제 역할을 하기보다는 증시와 경제가 침체될 때마다 금리 인하와 같은 구제 조치를 바라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점은 그린스펀 의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특히 한국처럼 금융 위기를 겪고 있는 경우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밖에 세계 각국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인플레 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대폭 내리다 보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

결국 침체된 증시와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금리 인하를 도모하기보다는 금리 인하와 함께 세금감면책 등 다른 정책들과의 조화(policy mix)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