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이 국내 벤처산업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덕연구단지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연구원들의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대전이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벤처산업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다.

이로 인해 IMF를 겪으면서 지역 중견기업의 연쇄도산으로 침체됐던 지역경제도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주변일대를 "대덕밸리"로 선포하고 대전이 벤처산업의 중심임을 대내외에 알리기도 했다.

대전시는 벤처산업을 대전의 중심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기위한 지원책을 마련,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이 완료되는 오는 2005년 대전에는 모두 3천개의 벤처기업이 둥지를 틀게 된다.

지난해 코스닥 등록에 성공한 블루코드테크놀로지 임채환 사장은 "연구원들의 활발한 창업으로 대전에 벤처열풍이 불고 있다"며 "10년 정도만 지나면 대전 경제를 이끌어가는 구심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처산업은 대전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전시가 올초 조사한 "대덕밸리 경제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벤처기업 종사자 비중이 10%를 훌쩍 넘어섰다.

총생산액도 지역총생산에서 3.3%를 차지했다.

이 영향으로 그간 대전지역 중심산업인 서비스업 비중이 99년말 84.8%에서 지난해말 82.8%로 1년만에 2%포인트 떨어졌다.

<>현황=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대전에 모두 5백여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벤처기업들은 연구소나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 사업 성과물이 나오면서 개별공장을 짓고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대덕연구단지를 벤처타운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선봉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창기만 해도 빈 강의실을 벤처공간으로 꾸며왔으나 현재는 각종 시설을 완비한 창업보육실을 제공하고 있다.

창업보육실에만 대전지역 벤처기업의 25% 수준인 1백18개 기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업보육실에는 83개 업체,대전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도 28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또 생명공학연(17개),원자력연(12개),표준과학연(12개),기계연(11개),전력연(4개) 등에도 벤처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지역대학들도 벤처 열기로 쌓여있다.

대학마다 창업보육센터를 짓고 입주 기업에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는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덕대(34개),한남대(20개),충남대(18개),목원대(19개),한밭대(17개),배재대(14개) 등 대부분의 지역대학에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 벤처기업들이 개별 공장을 짓고 입주하는 협동화단지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가장 먼저 조성된 곳은 LG연구소와 SK연구소 사이 4천여평에 조성된 대덕벤처협동화단지.

이곳에는 에이스랩 모벤스 케이맥 한백 등 7개 업체가 제품을 생산하고 하고 있다.

또 천문대 자리 5천1백여평에는 22개 업체가 입주하는 벤처기술연합협동화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한국과학재단 뒤 옛 삼영화학 부지 2만5천평에도 내년 6월 입주예정으로 IT벤처단지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고 20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대전4공단에도 대전시가 세운 장영실관과 다산관에 40여개의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벤처 육성방안=대전시는 생명공학 정보통신 영상 정밀화학 신소재 등 5대 신산업을 특화육성,대전을 벤처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대덕바이오커뮤니티내 3천평에 오는 2004년까지 2백94억원을 들여 바이오벤처단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또 대덕연구단지내 추가 개발이 가능한 37만평을 벤처입주 공간으로 조성키위해 정부에 개발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 벤처시설에 한해 건폐율(현재 20%)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대전4공단내 미분양된 2만평에는 창업 단계를 벗어난 벤처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협동화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대전과학산업단지에도 11만여평을 벤처전용공단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벤처공간 확충과 함께 인력 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우수 인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벤처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테크노경영대학원을 설립하며 기능대학과 연계한 창업 전문 강좌를 열기로 했다.

또 벤처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와 판로 확충을 위해 현재 1백억원 규모로 각각 운영중인 2개 벤처투자조합을 확대하는 한편 엔젤클럽도 결성하기로 했다.

또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군과 연계한 국방마트를 열어 벤처기업의 군 시장 진출도 돕기로 했다.

이와함께 시는 해외 자매결연 도시와 공동으로 벤처마트를 열어 벤처기업들의 해외수출 길도 뚫어주기로 했다.

대전=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