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이 "디지털 산업단지"로 변신을 시작한 것은 작년 12월 중순.

산단공이 구로공단을 디지털산업 시범단지로 지정하고 국내 벤처집적시설 제1호인 키콕스 벤처센터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이후 코오롱 SK 등 민간 대기업의 아파트형 테크노빌딩 10여곳이 공단내에 건설되고 있다.

산단공도 오는 2003년까지 5백13억원을 투자해 제2벤처센터를 건립하는 등 2006년까지 첨단산업단지로의 변신을 일단락짓겠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이같은 공단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작년말 53% 수준이던 첨단업종 비율은 80%로 높아질 것으로 산단공은 기대하고 있다.

또 작년말 1백30여개사에 불과하던 벤처기업은 1천2백여개사로 9배 이상, 공단내 입주업체 수는 7백20여개사에서 2천여개사로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공단내 벤처기업의 비중이 20% 미만에서 60% 이상으로 급증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산단공은 내다보고 있다.

산단공 관계자는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디지털화가 완료되면 구로공단내 업체의 매출액당 평균 부가가치율은 15%에서 35%로 높아질 것"이라고 니대봤다.

공단내 산.학.연 협동연구도 기대된다.

LG정보통신 LG텔레콤 등 대기업 연구소를 비롯해 서울대학교 산업기술시험원, 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 산업기술평가원 등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을 비롯해 시흥대로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 등으로 연결되는 교통망을 갖춰 인천 미디어밸리 및 양재 포이동 벤처밸리 등과의 교류도 쉽다.

구로공단은 의류 봉제 등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64년부터 73년까지 총 60만평 규모로 조성된 국내 제1호이자 서울에 있는 유일한 국가 산업단지로 출발했다.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의 메카로 70~80년대 수출한국의 프런티어 역할을 했다.

87년에는 근로자 7만5천여명에 전국 제조업 수출의 10%를 차지, 당시 "한강의 기적"을 낳은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산업의 중심이 노동집약에서 자본 및 기술집약적인 중화학공업과 인터넷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으로 이동하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 결국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