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과 DVD 같은 광저장 매체의 재생에 관한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레이콤(대표 양덕준).

지난 99년 설립된 이 회사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사업 초기 레인콤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봤던 홍콩의 전자제품 제조업체 AV컨셉트사가 60여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던 것.

해외자금 유치로 회사 운영과 기술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돈은 확보했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국내 사업파트너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문을 두드린 곳이 한국아이티벤처투자(대표 안재홍).

양덕준 사장은 마케팅을 무시한 기술 일변도의 기존 벤처기업과 달리 세계 각 지역의 확고한 영업망과 자체 마케팅 능력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고 결국 7억원의 자금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벤처업계에 찬바람이 불면서 벤처투자가 얼어붙은 시기였던 만큼 레인콤의 투자유치 성공은 더욱 돋보였다.

투자자금의 빠른 회수 및 현금화를 원하는 벤처캐피털사와 저명한 국내 사업동반자를 모색해온 유망 벤처기업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이상적인 투자유치 사례였다.

양 사장은 "기술력과 마케팅이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 업체란 점이 심사과정에서 높이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레인콤의 주력 사업 아이템은 MP3 CD 플레이어의 일종인 "멀티코덱 플레이어(iMP 시리즈)".

MP3 파일이나 일반 CD만을 재생할 수 있었던 기존 제품과는 달리 차세대 디지털 음악파일(WMA AAC)까지 재생할 수 있는게 특징이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S-3사와 수출계약을 맺고 올해 초부터 월 4만개씩 공급하고 있다.

"리오 볼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이 제품은 미국의 전자제품 전문 소비자평가 사이트인 시넷에서 소니와 필립스 제품을 모두 누르고 3주 연속 판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리버"라는 독자 브랜드로 시판돼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양 사장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포함해 이 제품으로만 월 5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레인콤은 멀티코덱 플레이어 생산 이외에도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반도체 개발 및 판매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홍콩에 설립해 놓은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의 전자제품 관련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이 회사의 매출목표는 5백40억원.

지난해 매출실적인 80억원보다 6배 이상 높은 목표치다.

기존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대신해 멀티코덱 플레이어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20년간 줄곧 삼성전자 반도체 마케팅 분야에 종사한 양 사장의 이력도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양 사장은 "탄탄한 기술력과 전문마케팅인력, 효율적인 경영관리의 삼박자가 서로 조화를 이룬 것이 투자유치 성공은 물론 레인콤을 지탱해준 튼튼한 뿌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02)3019-1700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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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서 투자했다 >

1. 탄탄한 인력구성 =레인콤의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마케팅 부문에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왔으며 핵심기술인력은 삼성전자 시스템 사업부에서 실제품을 설계하던 연구진으로 구성돼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구축 완료 =현재 레인콤이 제작 판매하고 있는 멀티코덱 플레이어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S-3와 안정적인 공급계약이 체결돼 있다.

또 반도체 유통업 지원을 위해 설립한 홍콩 지사를 통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활발히 추진중이다.

3. 제품의 시장성과 경쟁력 =성숙기에 진입한 휴대용 CD 플레이어는 수요 증가 없이 심한 가격경쟁에 시달리고 있는데 비해 레인콤이 개발 판매하고 있는 멀티코덱 플레이어는 작년 하반기부터 전세계적인 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정동철 < 한국아이티벤처투자 책임심사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