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료보험)은 구조적으로 적자 요인을 안고 있었다.

지난 95년부터 작년까지 보험료 인상률은 15.1%에 지나지 않은데 반해 보험급여비는 연평균 17.6%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 넣은 결정적인 원인은 의약분업 실시 과정에서 늘어난 급여비와 이를 조장한 정부의 부실 행정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의약분업과 보험통합으로 재정난 심화 =지난해 7월 의약분업과 보험조직 통합은 보험 재정에 직격탄을 날렸다.

올 한해 무려 3조8천억원에 달하는 추가 지출을 안겨 줬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보험수가를 지난해 7월 9.2%, 9월 6.5%, 올 1월 7.1% 각각 인상했다.

이로 인해 연간 1조8천억원의 부담이 의료보험 재정에 추가됐다.

올 1월부터 동네 의원에서 환자가 2천2백원만 내는 소액진료비 기준액이 1만2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오른 것도 3천3백50억원의 새로운 부담을 발생시켰다.

◇ 부실 행정도 공범 =의료보험 재정 파탄은 부실 행정의 결정판이다.

정부는 의약분업에 본격 나서면서 "의약분업 때문에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약분업 실시 한달을 앞둔 작년 6월 "의약분업을 실시하면 의보 재정에서 1조5천억원이 더 든다"며 말을 바꿨다.

특히 정부가 의약분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의료계에 던진 ''당근''은 보험재정 파탄을 야기하는 도화선이 됐다.

정부는 의약분업에 항의하는 의사들을 달래는데 급급, 지난 99년 11월 이후 무려 다섯차례에 걸쳐 의보수가를 올려줬다.

◇ 보험료 인상시 부담 변화 =건강보험 예상적자 4조원을 국민 부담으로만 해결하려면 직장의보 보험료는 43%, 지역의보는 77%나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행 전체 직장의보 가입자가 내는 월평균 보험료는 2만5천1백38원.보험료를 10% 올릴 경우 매달 2천5백14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반면 최대 15% 인상할 경우 월 추가보험료는 3천7백71원에 달한다.

연간 4만5천여원의 추가 부담이 생기는 것으로 현행 부담액을 포함하면 매년 35만원에 달하는 돈을 급여에서 떼야 한다는 얘기다.

자영업자 등 지역의보 가입자의 경우 현행 월평균 보험료는 3만5천4백98원.

보험료 10%와 15% 인상시 각각 3천5백50원과 5천3백25원을 매달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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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료 인상에 따른 부담 변화 ]

( 단위:월평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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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현 행 변 경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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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가입자 25,138 10% 인상시 27,652
15% " 28,909
20% " 30,166
지역가입자 35,498 10% " 39,048
15% " 40,823
20% " 42,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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