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이 오는 4월1일로 예정된 공식 계열분리를 앞두고 모태인 현대그룹과의 "인연끊기",다시말해서 거래관계 재정립에 나섰다.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정보기술 금강기획 등 현대계열사 및 관계사에 맡겼던 완성차 운송.수출,광고대행업무 등의 자체 소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현대자동차의 이같은 전략은 명실상부한 계열분리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풀이되나 다른 한편에서는 현대 계열사들의 영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계는 현대차가 지난 16일 종합물류회사 ''한국로지텍''을 설립한 것을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4월1일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한국로지텍의 주력 사업분야는 완성차의 국내외 운송이다.

이는 현대상선이 맡아왔던 업무다.

그런 점에서 현대상선에 주로 맡겨왔던 완성차 운송을 한국로지텍에 이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백83만대의 완성차를 운송했다.

이중 절반 가량이 현대차 물량이며 여기서 올린 매출액만도 5천억원에 달한다.

한국로지텍이 설립 첫 해인 올해 매출 목표를 7천억~8천억원으로 잡아놓은 것도 바로 이 물량의 회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완성차 수출업무도 자체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현대종합상사가 올해 수출목표를 작년(2백78억달러)의 58% 수준으로 낮춰 잡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99년 현대종합상사 자동차사업본부의 인원을 대부분 흡수한 데다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두고 있어 자체적으로 수출망을 갖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있다.

신시장 개척이나 상용차의 해외판매 정도만 현대종합상사에 맡기면 된다는 생각이다.

현대차는 현대정보기술에 맡겼던 연간 1천억원 규모의 전산관련 업무도 자회사인 ''오토에버닷컴''에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자동차의 인터넷화를 가능케 해주는 텔레마틱스 사업에서도 현대정보기술 대신 LG와 손잡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서울방송(SBS)과 함께 공동으로 최근 광고대행사를 설립했다.

그동안 금강기획에 주로 맡겼던 광고대행업무도 자체 수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물론 현대차가 현대그룹 계열사와의 업무협력 관계를 일시에 단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운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현대차 또한 업무공백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극대화에 도움이 되는 거래관계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정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철.김용준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