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제 장사를 그만두어야 할까 봐" 지하철 상가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수영씨는 하던 장사를 그만두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급 주택가에 있는 지하철 상가여서 고급 브랜드 옷가게를 하기 위해 비싼 권리금을 주고 입주했는데 집세 내기도 힘들만큼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지하철의 특성상 고급 브랜드 상품보다는 중저가 상품이 어울린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상품이 생산되면 이 물건은 백화점용인지 수퍼마켓용인지 재래 시장용인지를 구분해 출고해야 한다.

이 상점에는 어떤 등급의 상품이 어울리는지를 정해야 한다.

같은 상점 안에서도 고급 상품군에 놓을 것인지 박리다매형 상품군에 둘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이 상품은 가장 좋은 상품으로 내세울 것인지 2등 전략으로 나갈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케팅에 성공하기 어렵다.

이처럼 상품에 자리를 매기는 것을 포지셔닝이라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도 냉정한 자기 분석 후에 정확한 포지셔닝을 해야 성공하기 쉽다.

개인 브랜드 전략 첫 단계가 자기 분석이라면 다음 단계가 포지셔닝일 것이다.

분석에 따라 거기에 맞는 포지셔닝을 함으로써 브랜드의 개념을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쟤가 그렇게 갑자기 뜰 줄 누가 알았겠니? 우리는 얼마 못 가 포기할 줄 알았잖아?" 각종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누리는 여자 아나운서 한 명을 두고 방송국에 근무하는 우리끼리 한 말이다.

그녀는 다른 아나운서처럼 옷을 잘 입거나 품위있고 우아한 자태를 갖춘 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목소리나 방송 멘트가 탁월한 편도 아니었다.

그 때문에 아무도 그녀가 튀는 아나운서가 될 거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다른 여자 아나운서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과감하게 도전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포지셔닝해 성공한 후 다음 단계를 공략한 셈이다.

그 후 그녀는 오락 프로그램은 물론 다른 종류의 프로그램 MC도 맡아 오랫동안 인기를 누렸다.

우리 나라에서 자기 포지셔닝을 가장 잘한 사람으로는 김종필 자민련 총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누구나 1등이 되고 싶어한다는 통념을 불식시키고 2등 전략을 고수함으로써 제3공화국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치적 격동이 있었음에도 2등 자리에서 굳건하게 지키며 권력을 행사해왔다.

그가 권력의 정점을 차지하던 시절 포지셔닝을 달리해 1등 전략을 내세웠다면 지금과 다른 처지에 놓였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CEO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CEO라고 해서 누구나 경영 전반에 관한 전문가일 수는 없다.

경영보다는 외부 활동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실을 기하기 위해 조직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성격적으로도 온화한 타입인지 열정적인 타입인지에 따라 다른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

다른 회사의 CEO가 TV스타로 떠서 회사 가치를 높였다고 해서 나도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일단 자신의 역량에 맞는 포지셔닝을 한 다음 거기에 맞는 브랜드 전략을 짜야만 성공할 수 있다.

한 때 한나라당의 정형근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이슈가 되는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도 하나의 포지셔닝이다.

자신이 속한 그룹을 대표하는 포도대장으로 포지셔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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