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19일 일본은행 정책이사회와 미국.일본간 정상회담, 2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잇달아 열린다.

주초 예정된 이들 회담과 회의 결과는 침체에 빠진 세계 증권시장과 경제의 앞날을 결정짓는 최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주초 세계 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한다면 그동안 간헐적으로 제기돼온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일 중앙은행 총수에 대한 책임 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 일본은행 정책이사회 =지난주 일본 정부가 전후(戰後) 처음으로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갔다고 공식 선언한 이상 제로금리정책으로 복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일본은행이 제로금리정책을 다시 추진하더라도 크게 두가지 점에서 의문시되고 있다.

하나는 현재 일본 경제는 금리를 내리더라도 총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여건에서는 제로금리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증시와 경기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게 제한된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8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로금리정책 포기를 주장했던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했던 것이 지금의 일본경제 상황을 초래했던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얼마나 내릴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미국경제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금리정책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일단 △나스닥 주가 폭락 △산업생산 둔화 △인플레 진정을 감안하면 20일 FRB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최소 0.5%포인트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정도의 금리 인하폭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라는 점이다.

물론 지난해부터 FRB는 앞으로의 금융정책 방향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 상황이 워낙 좋지 않고 그린스펀 의장의 신뢰문제까지 겹쳐 있어 이번 만큼은 이례적으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언급함으로써 적극적으로 ''고지효과(告知效果,announcement effect)''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 미.일 정상회담 =갈수록 침체국면에 빠지고 있는 일본경제 안정을 위해 엔저 공조방안이 점쳐지고 있으나 과연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 수 있는가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경상수지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4%로 임계수준(3.0%)을 훨씬 상회해 과감하게 엔저를 용인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

일본도 수출의 GDP 기여도가 9%로 낮다.

오히려 지나친 엔저는 일본내 자금이탈을 불러 일으켜 ''역(逆)자산 효과(엔저→일본내 자금이탈→주가하락→자산소득 감소→민간소비 위축→경제성장 둔화)''가 나타날 경우 경제를 더 어렵게 할 소지가 크다.

결국 이번 주초에 미국과 일본이 금리 인하와 엔저를 통해 세계증시와 세계경제 안정을 도모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